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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투수도, 벤치도, 관중도 모두 집중했다.
역대 레전드급 마무리 투수 중 유일하게 선발 등판이 없었던 순수 클로저 출신. 40세9개월18일 투수의 첫 선발 등판이란 진기한 장면이 연출됐다.
2005년 삼성 라이온즈 입단 후 일본과 미국을 거치면서 치른 979 경기(한국 620경기+일본 127경기+미국 232경기) 모두 불펜에서 치렀다. 개인통산 980번째 등판이었던 첫 선발 등판 경기가 됐다. KBO 기준으로 621경기 만의 선발 등판. 이 역시 종전 전유수의 336경기 만의 선발등판을 넘는 신기록이었다.
초반 흔들렸지만 뒤로 갈수록 안정을 찾았다. 5이닝 5안타 6탈삼진 3실점.
예정 투구수 60구를 훌쩍 넘은 개인최다 73구(종전 59구). 4사구를 단 하나도 내주지 않는 공격적 피칭 속에 무려 52개의 스트라이크를 던졌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 146㎞에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 등 다양한 구종을 섞어 개인 최다 5이닝(종전 4이닝)을 소화했다. 1회 김혜성에게 투런홈런, 2회 러셀에게 적시 2루타로 3실점 했지만, 2회초 2사 후부터 5회를 마칠 때까지 10타자를 연속 범타로 돌려세우며 희망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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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선발 등판 소감에 대해 "9회 등판도 부담되지만, 1회부터 나가는 것도 부담이 된다는 걸 느꼈다"며 "9회엔 경기를 지켜야 하지만, 선발은 경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이날 라이온즈파크에는 다시는 없을 수 있는 오승환 선발 경기란 진풍경을 보기 위해 평일임에도 1만3394명의 팬이 모였다. 삼성 팬을 위해 무리해가면서 많은 공을 던진 오승환은 "팬 여러분이 어려운 시간을 내주셔서 응원을 오셨는데 감사하다. 이겼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 부분이 아쉽다. 지금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