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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문승원 차례…어린왕자 계획 수정, 사실상의 6인 로테이션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3-05-01 16:36 | 최종수정 2023-05-02 10:07


이번엔 문승원 차례…어린왕자 계획 수정, 사실상의 6인 로테이션
3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KBO리그 SSG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를 준비하고 있는 SSG 김원형 감독.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4.30/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의도한건 아니지만 한번씩 빼줄 수 있겠다는 판단이 내려져서."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SSG 랜더스의 선발 후보는 6명이었다. 신규 외국인 투수 에니 로메로와 커크 맥카티 그리고 김광현, 문승원, 박종훈, 오원석까지. 김원형 감독은 6선발 체제 가능성에 대해 물을 때 마다 단호하게 "6선발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6명 중 1명은 중간으로 쓰겠다"고 이야기했다. 6선발의 장점이 많지 않다는 뜻이다.

물론 지난해 큰 경기 경험까지 쌓은 '미래의 에이스' 오원석은 아까운 영건이다. 김광현은 물론이고, 문승원과 박종훈도 불펜보다는 선발이 잘 맞는 투수라 고민이 깊었다.

다행히(?) 로메로가 부상으로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하면서, SSG는 나머지 5명의 투수들로 정상적인 로테이션을 운영해오고 있다. 그런데 변수가 발생했다. 기존 선발 투수들의 컨디션 난조 그리고 송영진이라는 '슈퍼루키'의 등장이다.

시작은 김광현의 부상이었다. 김광현이 어깨 염증으로 로테이션을 거르게 되면서, 고육지책 대체 선발로 나선 투수가 고졸 신인 송영진이다. 개막 후 2경기에 롱릴리프로만 나왔던 송영진은 지난 4월 14일 NC 다이노스와의 선발 데뷔전에서 5이닝 무실점 깜짝 호투를 펼치며 선발승을 거뒀다.

단순히 1경기에 운이 좋았던 게 아니다. 코칭스태프는 송영진의 투구 내용을 보고 '확신'을 얻었다. 끝이 묘하게 휘어 들어가는 송영진의 변화무쌍한 직구 그리고 스트라이크존에 던질 수 있는 대담함이 마지막 남아있던 물음표를 지워냈다. 이후 두번째 등판에서는 KT 위즈를 상대로 3이닝 3실점(2자책) 했지만, 수비 실책 등 과정을 봤을때 송영진의 구위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는 평가하지 않았다. 4월 26일 LG 트윈스전에서는 처음으로 6이닝(3실점 2자책)을 던지고 2승을 거뒀다. 올 시즌을 선발로 준비한 것은 아니라 아직 투구수 제한이나 체력적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송영진의 등장은 로테이션 계획 자체를 바꿀 수 있게 만들었다.

김원형 감독은 최근 박종훈을 엔트리에서 말소해 10일간의 휴식을 줬다. 개막 초반 부진했던 박종훈에게 재정비를 할 시간을 준 것이다. 박종훈은 지난 4월 30일 두산 베어스전 복귀전에서 비록 패전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6이닝 1실점으로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휴식이 '리프레쉬'가 된 것이다.

다음 휴식 차례는 문승원이다. 문승원은 2일 인천 KT 위즈전 등판을 마친 후 말소될 예정이다. 문승원 역시 등판 결과가 좋지 않아 만족스럽지 못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KT전 등판을 마치면 박종훈처럼 10일 후 복귀를 준비한다.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김원형 감독은 앞으로도 선발 투수들에게 번갈아가며 이런 휴식을 주겠다고 선언했다. 실질적인 6선발 운용인데, 대신 6명이 한번에 엔트리에 들지는 않는 '변칙'이다. 김원형 감독은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영진이가 선발 자원으로 들어오게 되면서 한번씩 빼줄 수 있게 됐다. 원래는 영진이를 한달에 한번 정도 등판시키는 것을 생각했는데, 지금은 다른 선발 투수들을 한번씩 엔트리에서 빼고 다시 등록하면서 하루 더 쉴 수 있는 시간을 줄 수 있다.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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