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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개막 이후 3경기 19이닝에서 불과 1실점, 평균자책점 공동 1위인 0.47을 기록하고 있는 안우진(키움 히어로즈). 그는 틀림없이 지금의 KBO 리그 최고 투수다.
"양의지 선수에게는 첫 타석 때 슬라이더를 많이 보여줬습니다. 양의지 선수는 좋은 타자고 다시 슬라이더를 던지는 것보다 몸쪽에 정확히 직구를 던지면 반응을 못할 거라고 예상해서 바꿨습니다"
안우진은 양의지와의 첫 타석 때 공 7개중 슬라이더 4개를 던지고 루킹 삼진을 잡았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두 번째 타석의 2구째는 몸쪽 직구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첫 번째 사인은 슬라이더, 다음은 직구였습니다. 그때 직구는 실투를 피하기 위해 확실하게 바깥쪽에 던져야 되는 상황이었고, 볼이 되는 직구를 던질까 생각했습니다. 근데 그 것보다 커브를 낮게 던지면 좋을 것 같아서 그렇게 선택했습니다."
양의지는 높은 위치에서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가는 커브를 지켜보고 루킹 삼진. 안우진은 삼진이 적은 타자인 양의지에게서 2타석 연속으로 루킹 삼진을 잡았다. 안우진은 자신의 커브에 대해 "저는 각이 큰 느린 커브보다 직구처럼 가다가 많이 떨어지는 커브를 던집니다. 커브는 이번처럼 투 스트라이크 이후에 던질 수 있지만 초구에 던지려면 타이밍을 뺐을 수도 있는 다양성이 있는 구종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안우진은 양의지 상대로 스스로 구종을 선택했지만 "저는 포수를 많이 믿는 편입니다"라고 말한다. 안우진이 포수에게 고개를 흔든 이유는 사인을 의심해서가 아니다. 마운드 위에서 순간적으로 오는 느낌이나 감을 중요시해서 결단했다는 것이다. 포수 이지영도 그걸 이해하고 "그때 (안)우진에게는 특별히 던지고 싶은 공이 있었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벤치가 포수에게 전달하고 내는 사인. 또 포수가 생각해서 내는 사인, 그걸 보고 투수는 공을 던진다. 하지만 타자와 마주보고 직접 던질 수 있는 사람은 투수 밖에 없다. 타자와 상대할 때 뭘 던져야 할지 생각하면서 마운드에 서 있는 안우진의 모습은 성장과정에 있는 투수들에게는 배워야 할 점이 될 것이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