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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배지환에게는 분명 기회다.
ESPN은 11일(이하 한국시각) '피츠버그는 오닐 크루즈 없이 시즌 초반 뜨거운 페이스를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을지 알아봐야 한다. 크루즈는 오늘 왼 발목 골절 수술을 받아 최소 4개월 결장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크루즈는 전날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홈경기에서 6회말 홈으로 뛰어들다 상대 포수 세비 자발라와 충돌하면서 왼쪽 발목을 접질렸다.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그 자리에 누운 크루즈는 결국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고 들어가 병원으로 옮겨져 검진을 받았다.
데릭 셸턴 피츠버그 감독은 "전력 측면보다는 크루즈의 건강과 마음이 더 걱정된다. 부상이 그 이상으로 심각하지 않은 것은 다행"이라며 "선수 본인이 괜찮은 것 같아 일단 안심은 된다"고 밝혔다.
피츠버그는 이날 크루즈를 1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리고 트리플A에서 유틸리티맨 마크 마티아스를 불러 올렸다. 이날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홈 3연전 첫 날 유격수에는 로돌포 카스트로가 기용됐다.
크루즈는 리빌딩을 진행하고 있는 피츠버그에서 3루수 키브라이언 헤이예스와 함께 핵심 내야수로 꼽힌다. 적극적인 플레이와 강한 승부근성이 돋보이는 크루즈는 2021년 데뷔해 지난해 87경기를 뛰었고, 올시즌 주전 유격수로 첫 풀타임 시즌을 맞았다.
크루즈가 4개월 이상 빠지게 됨으로써 배지환의 내야수 출전 회수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셸턴 감독은 "카스트로가 유격수로 선발출전할 것이다. 아마도 때로는 상대 매치업과 선수들의 휴식일 상황에 따라 배지환이 유격수를 볼 수도 있다"고 했다.
배지환은 올시즌 팀이 치른 10경기 중 7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2루수로 4경기, 중견수 3경기에 각각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이날 휴스턴전 선발 타순에서는 제외됐다.
동료 선수의 부상은 마음 아픈 일이지만, 백업 선수 혹은 마이너리그 유망주에게는 다시 얻을 수 없을 기회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지난해 유틸리티 내야수에서 주전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부상 및 징계 이탈 덕분이었다. 타티스는 지난해 손목 부상과 금지약물 복용으로 받은 80경기 출전 정지로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김하성은 자신의 주포지션인 유격수로 대신 들어가 정규 멤버로 올라설 기회를 잡았고, 공수에 걸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골드글러브 유격수 부문 2위에 오를 수 있었다.
배지환은 유틸리티맨이다. 내외야를 고루 볼 수 있기 때문에 주전 중에 쉬어야 하는 선수가 생길 경우 선발 출전하는 역할이다. 지금까지는 공수주에 걸쳐 제 몫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제는 그 기회가 더 넓어지게 됐다. '하늘이 준 기회'나 다름 아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