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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지금은 아홉명 누구나 잘해도 기분이 좋잖아요."
5회와 6회 실점으로 3-8까지 끌려가던 두산은 7회 김재환의 스리런을 비롯해 5점을 몰아치면서 8-8 동점을 만들었다. 8회초 한 점을 더하면서 앞서 나가는 듯 했지만, 9회초 동점을 허용했고, 결국 연장에서 승부가 갈렸다.
연장 11회초 1실점을 하면서 벼랑 끝에 몰렸지만, 11회말 호세 로하스의 끝내기 스리런 홈런으로 경기를 잡았다.
경기를 마친 뒤 이 감독은 "힘들었다는 표현 가지고는 부족하다"고 웃었다.
이 감독은 "승리해서라기 보다는 5점 차이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두산의 힘을 느낀 거 같아서 좋았다. 역전하고 재역전을 당했고, 마무리투수가 올라간 상황에서 동점이 돼 경기가 힘들겠다고 생각했는데 연장에서 승리를 해서 일반적인 승리와는 조금 다른 거 같다. 정말 의미있는 승리"라고 미소를 지었다.
기대했던 알칸타라의 조기 강판. 이 감독은 "일본에서 2년을 뛰고 왔지만, 20승을 했던 투수였던 만큼 믿었다. 본인도 첫 경기기 때문에 긴장도 했을 것"이라며 "다음 등판에서 좋은 피칭을 해주길 바란다"고 다독였다.
선수단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두 손을 번쩍 들며 기쁨을 만끽한 이 감독은 "선수 때보다 좋다. 끝내기 홈런을 치면 선수 때는 세리머니도 하겠지만, 감독은 그게 아니다. 선수 때는 내가 잘하면 기분이 좋지만, 지금은 9명 누구나 잘해도 기분이 좋다. 이제 스승과 제자 사이다보니 기분이 더 올라온 거 같다"고 말했다.
두산은 2일 선발 투수로 최원준을 내세워 연승에 도전한다. 이 감독은 "딜런 파일이 부상으로 빠져있으니 최원준이 선발 역할을 해줘야 한다. 오늘 이승진을 빼고 다 투입했으니 내일은 좀 많은 이닝을 소화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