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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있을 때 충분히 즐겨라."
기사의 내용은 에인절스가 올 여름 오타니를 트레이드할 수밖에 없고, 아트 모레노 구단주의 비전없는 갈팡질팡 행보 때문에 오타니 트레이드 시기를 놓쳤다는 것이다.
기사를 쓴 딜런 에르난데스 기자는 '에인절스는 실제로 올해 오타니 쇼헤이를 트레이드할까?'라고 운을 뗀 뒤 '빅마켓 팀이 스타 플레이어를 내다 파는 건 변명의 여지가 없지만, 에인절스가 오타니를 트레이드해야 한다면, 작년에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에르난데스 기자는 '오타니가 FA가 되기 3개월 전인 올 여름 트레이드한다면 에인절스는 1년 전 받을 수 있었던 대규모 유망주 그룹의 일부 밖에 못 받는다'고 설명했다. 원래 FA를 앞둔 스타 선수의 트레이드 가치는 1년 전과 후가 다를 수밖에 없다. 해당 선수의 보유 기간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만약 에인절스가 작년 여름에 트레이드했다면, 상대 팀은 오타니를 1년 6개월 데리고 있는 것이지만, 올 여름 트레이드한다면 그 기간이 불과 3~4개월 정도다. 오타니는 어차피 올해 말 FA 시장에 나간다.
오타니 트레이드는 에인절스 구단 내에서 작년 여름 이후 금기어가 됐다. 모레노가 구단을 매각하기로 발표하면서 오타니 보유 의지를 드러냈다. 오타니를 데리고 있어야 구단 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이었다. 지난 오프시즌 현지 언론들을 통해 트레이드설이 또 불거지자, 모레노 구단주는 "이번 겨울 오타니를 트레이드하지 않는다"고 다시 선언했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었다. 지난 1월 모레노 구단주는 "야구 열정을 확인했다"며 구단 매각 계획을 취소했다. 이유는 그렇게 댔지만, 사실 매각 대금이 맞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 이제는 오타니 트레이드설을 부인하지 않는 상황이 됐다.
에르난데스 기자는 '모레노 구단주는 왜 에인절스가 올 여름 오타니를 내보낼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걸까'라면서 '더 나은 내일에 대한 꿈을 버리라.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라'며 에인절스 팬들에 호소했다. 오타니가 더이상 에인절스와 함께 할 것이란 희망을 버리라는 뜻이다.
이어 에르난데스는 '오타니와 야구계 모두 최대의 이익을 누리려면 오타니가 올 겨울 다른 팀과 계약해야 한다. 그러면 오타니는 매년 10월에 야구를 할 수 있다. 모레노가 운영하는 팀에서는 절대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면서 '에인절스가 작년 성적과 상관없이 올 시즌 그를 보유할 의도가 없었음에도 오타니를 팔지 않은 이유에 대한 커질 수밖에 없다'고 적었다.
이제 오타니는 에인절스 선수로 사실상 마지막 시즌을 맞는 단계까지 왔다. 에인절스는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에서 우승, 혹은 와일드카드를 노릴 수 있는 전력은 아니다. MLB.com이 시즌 개막을 앞두고 내놓은 파워랭킹서 에인절스는 17위에 그쳤다. 같은 지구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 시애틀 매리너스에 이어 3위이고, 4위인 텍사스 레인저스(19위)와는 전체 순위에서 불과 2계단 차이로 나타났다.
에르난데스 기자는 '트레이드 타이밍을 이상하게 바꾸는 것은 그게 좋든 나쁘든 장기적 비전이 없다는 걸 업계 전반에 알려줄 뿐이며, 그게 바로 모레노'라면서 '좋은 소식 하나를 전하자면, 오타니는 남부 캘리포니아에 적어도 4개월 더 머무른다'며 조롱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