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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마지막 순간까지 사실을 숨겼다. 끝까지 그를 믿었던 구단은 결과적으로 뒤통수를 맞은 모양새가 됐다.
그 창대한 시작부터 어그러졌다. 개막을 고작 9일 앞둔 지난 23일, 애지중지해온 5년차 유망주 서준원(23)의 범법 사실이 드러났다. 온라인상에서 만난 미성년자에게 신체 사진을 찍어 전송하게 했다는 등의 혐의다.
해당 사건이 벌어진 시기는 지난해 8월, 경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진 건 지난해 12월, 검사의 영장 청구를 통해 구속영장실질심사가 이뤄진 건 지난 21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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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롯데 구단은 서준원의 잠재력을 터뜨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지난 겨울 질롱코리아에도 보냈다. 스프링캠프에선 배영수 투수코치 외에도 김현욱 트레이닝코치가 달라붙어 그를 가르쳤다. 롱맨 겸 대체선발 1순위 투수로 시즌 플랜에 포함됐고, 시범경기에도 3차례나 등판시켰다.
'관리 소홀'의 책임을 물을 순 있지만, 강화된 개인정보보호법을 감안하면 온당한 지적이라 할 수 없다. 서준원은 외부 문의를 받은 구단의 거듭된 추궁에도 거짓말을 거듭했다.
구단은 3차례 FA에서 모두 서준원을 보호선수에 올렸다. 유망주로서의 재능을 감안하면 당연한 선택이다. 서준원이 미리 이야기했다면, 보호선수 명단은 달라졌을 것이다. 올한해를 기다려온 장기 플랜 자체가 뒤틀렸다. 롯데 측이 "검찰의 기소 여부와 관계없이 최고 수위 징계인 퇴단을 결정"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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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법적 쟁점으로는 1. 서준원이 상대가 미성년자임을 인지했는지 2. 신체사진 전송 등의 행위가 상호 동의하에 이뤄졌는지 또는 그 과정에서 서준원 측의 요구나 강압이 있었는지 3. 서준원이 만남을 유도하거나 시도했는지 4. 문제의 사진 등을 제 3자에게 유출 또는 배포한 일이 있는지 등이 남아있다.
본지와 연락이 닿은 서준원은 하루아침에 달라진 자신의 입지에 절망감을 토로했다. 빠르게 주변의 도움을 구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후회막급이었다. 그는 "드릴 말씀이 없다. 죄송하다"는 말만 거듭했다.
다만 서준원은 "(상대가)미성년자라는 사실은 전혀 몰랐다. 경찰 조사에서 처음 알게 된 일이다. 만난 적도 없다. 익명 채팅으로만 이야기했다"고 주장했다. 향후 법원의 판단만 남았다. 프로야구선수 아닌 개인 서준원이 넘어야할 관문이다.
창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