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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겨우내 FA 시장 등 전력 보강을 위해 가장 활발하게 움직였던 롯데 자이언츠. '구도' 부산에 야구의 봄을 준비중이다. 그만큼 '찐' 롯데 팬들의 가슴도 막 피어날 채비를 하는 봄 꽃 몽우리 처럼 한껏 부풀어 있다.
여러 선수를 두루 시험하느라 연패를 하는 건 전혀 상관이 없다.
다만, 수비에 있어 미세한 플레이 차이는 그냥 지나칠 부분이 아니다. 매일 먹는 밥 같이 항상성이 유지돼야 하는 수비력. 정규 시즌 팀 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강력한 변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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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주자들은 나가면 뛰었다. 무려 7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도루 실패는 두 차례 뿐.
20일 대구 삼성전에 앞서 만난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시범경기라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서도 "LG나 키움 같은 빠른 팀을 만나면 포수가 (뛰는 주자를 저지할)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투수도 겨우내 홀드 타임과 슬라이드 스텝 등 연습한 부분이 도움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필드 야수 실수도 줄여야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실책이 마운드에 압박으로 작용한다.
20일 대구 삼성전도 매끄럽지 않았다. 세 차례의 눈에 보이지 않는 실수가 있었다.
첫번째는 2-2로 맞선 2회 2사 만루에서 피렐라의 중전적시타가 터졌던 상황. 2사 후라 2,3루 주자의 득점을 막기는 힘들었다. 다만, 아쉬운 장면은 중견수의 송구미스였다. 3루에 뿌린 긴 송구가 외야 쪽으로 치우치면서 1루주자가 3루에서 세이프. 그 틈을 타 타자주자 피렐라가 2루에 안착했다. 정확하게 뿌렸다면 3루에서 태그아웃 시킬 수 있었던 타이밍이었다.
후속 타자 오재일 볼넷으로 2사 만루에 몰렸지만 롯데 선발 스트레일리가 이원석을 삼진 처리하고 위기를 넘겼다. 자칫 대량실점으로 경기 주도권이 완전히 넘어갈 뻔 했던 아찔했던 상황이었다.
두번째는 4회 1사 후에는 구자욱의 타석이었다.
밀어친 안타성 타구에 좌익수가 슬라이딩 캐치를 시도했지만 글러브 손목 쪽을 맞고 떨어지며 안타가 됐다. 포구를 정확히 했다면 2사가 됐을 수 있었던 상황. 살짝 흔들린 서준원이 피렐라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1,2루에 몰렸다. 하지만 후속 중심타선을 범타처리 하며 위기를 넘겼다. 또 한번 대량실점이 될 뻔 했던 상황이었다.
세번째는 7회말 1사 1,3루였다. 김재성이 친 타구가 빠르게 1루수를 향했다. 1루수가 내민 미트에 튕기며 땅에 떨어졌다. 부랴부랴 집어 들어 타자주자만 아웃. 정확한 포구가 이뤄졌다면 홈으로 뛰는 3루주자를 잡아낼 수 있었다.
마운드를 높이고, 타선을 강화하는 게 모든 것을 해결해줄 수는 없다.
야구의 승리공식은 잘 막아내는 데 있다. 수비 실수는 마운드 위에서 한껏 예민한 투수들을 흔드는 독이다.
지속가능한 사직의 봄을 위해서는 수비에 있어 완성도 높은 세밀한 플레이가 필요하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 괜한 표현이 아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