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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베이징올림픽(우승), 2009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준우승) 이후 대표팀은 세계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야구과학화는 뒷전이다. 중장기 육성, 교육프로그램도 없다. 야구계의 현실이다.
상황이 이런데 선수 탓만 한다. 어른들은 제 잘못을 선수에게 전가하고 책임 회피에만 급급하고 있다.
문제의 근원은 지도의 부재다. 제대로 된 지도가 없었고, 방향도 잘못됐다.
몇몇 어른들은 돈벌이 수단으로 팀을 운영할 뿐이다. 유소년들에게 과연 진정성을 가지고 육성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이제라도 잘못된 관행과 제도를 바꿔야 한다.
야구경력과 지식은 별개의 문제다.
야구를 지도할 수 있는 지식을 쌓아서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지도할 수 있어야 한다. 과학적인 분석과 역학적 원리를 기반으로 이해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 그래야 지속성 있는 소통을 통해 신뢰가 쌓인다.
신체 데이터의 정확한 활용을 위한 해석도 매우 중요하다.
데이터를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수준을 갖춘 지도자가 드문 것이 사실이다.
바이오메카닉스는 동작분석을 통해 몸의 정보를 기반으로 선수 개개인마다 다른 효율적인 트레이닝 방법을 제시한다. 부상예방, 경기력 향상을 가져올 수 있다. 하루 아침에 이뤄질 수 있는 건 아니다. 실제 메이저리그도 바이오메카닉스를 현장에 적용하기 까지 60년이 걸렸다.
이런 면에서 지식을 갖춘 지도자의 체계적 육성이 절실하고 시급하다.
대부분은 은퇴 후 곧바로 지도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지도자가 초등학교 이후 지식과 단절된 상태에서 지도자의 길에 합류한다.
코치 자격도 따로 없다. 2015년 이전 지도자는 코치 경력 3년 이상이면 자격증을 아무 검증 없이 취득할 수 있었다. 현재 자격증도 레벨에 따라 선수경력, 국가대표 경력 순으로 시험이 면제된다.
라이벌 구기 종목 축구는 레벨에 따라 14개 등급(경력 혜택 있음)의 지도자 자격증과 11개의 프로그램을 통해 매년 보수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 야구는 교육청에서 필요로 하는 2급 야구지도사 자격증만 있으면 된다. 이후 어떤 교육도 받지 않는다.
좋은 선수를 육성 하기 위해서는 지도자 육성이 선행돼야 한다.
좋은 지도자 육성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당장 학연, 지연에서 벗어나 과학적 지식을 갖춘 지도자 육성을 위한 시스템 구축에 힘을 모아야 한다.
야구가 위기라는 말은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변화를 위해 실천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 핑계되고 책임을 전가할 때가 아니다.
<국민대학교 생체역학실 연구원,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이사, 경기력향상위원회 위원, 전 KBO 육성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