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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미국을 결승으로 끌어올린 영웅, 트레이 터너는 사실 장타보다는 컨택트 및 기동력이 강한 타자다.
그리고 20일 쿠바와의 준결승에서는 2회와 6회 각각 솔로포, 3점포를 작렬했다. 2회에는 상대 좌완 선발 로에니스 엘리어스의 93.4마일 몸쪽 직구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겼다. 이어 6회에는 1사 1,2루에서 우완 엘리안 레이바의 한복판 89.2마일 직구를 통타해 좌중간 펜스를 살짝 넘겼다.
터너는 역대 WBC에서 한 경기 2홈런, 즉 멀티홈런을 친 두 번째 미국 선수다. 2006년 WBC에서 켄 그리피 주니어가 남아공을 상대로 홈런 2방을 터뜨린 바 있다. 그리피 주니어는 현재 이번 대표팀 타격코치로 올스타급 타자들의 타격을 봐주고 있다.
그리피는 현역 시절 통산 630홈런을 터뜨리는 전설이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그는 이번 WBC 미국 대표팀 코치 자리를 자원했다고 한다.
멀티 홈런 기록에 대해 터너는 이날 경기를 마치고 "그리피에게 지체없이 다가가 말을 해야겠다. 그가 그 기록의 주인공이라는 걸 아는지 모르겠다. 나는 몰랐는데, 내일 배팅 훈련할 때 그와 얘기를 해야 할 것 같다. 재밌을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터너는 이틀 동안 3홈런을 뽑아내며 WBC 사상 처음으로 2경기 연속 4타점의 진기록도 세웠다. 4홈런을 마크한 터너는 한국 김하성을 제치고 대회 홈런 부문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이날 현재 홈런 순위는 터너, 김하성에 이어 베네수엘라 루이스 아라에즈 등 14명이 2개로 공동 3위다. 터너는 또한 10타점으로 일본 요시다 마사타카와 공동 1위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터너가 만일 결승서도 맹타를 휘둘러 미국 우승을 이끈다면 이번 WBC MVP로 등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편, 터너는 지난 겨울 11년 3억달러에 FA 계약을 하고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이적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