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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결국 본심은 억울함인가.
이 감독은 사과했다.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런데 마지막 질문이 날아들자 날선 반응을 보였다. 대회 기간 동안 불거진 투수 혹사 논란에 관한 것이었다. 이 감독은 질문을 듣자 어이가 없다는 듯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마치 질문이 날아들 걸 알았다는 듯이 곧바로 "한국시리즈에서 투수 몇 명을 쓰는지 알아보시고 말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자리를 피했다. 누가 봐도 불쾌하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억울하다는 것이었다. 야구에 대해서, 팀 사정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왜 비판하냐는 것이었다. 이 한 마디로 이전 이 감독의 사죄는 모두 묻히고 말았다. 자신의 투수 운용에는 잘못이 없다는 억울함의 표시만 남게 된 마지막 인터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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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감독, 김현수 모두 간과한 게 있다. 야구인들, 팬들이 이번 대표팀을 질타하는 건 단순히 경기에 지고 1라운드에서 패해 그런 게 아니다. 일본 얘기는 꺼내지 않겠다. 천문학적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세미프로 호주에 졌다. 사실상 취미로 야구를 하는 체코 타자들에게 경기 후반 3실점했다. 타자들은 풀스윙으로 일관했고, 투수들은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했다. 프로라는 타이틀이 부끄럽다는 지적인데 자신들은 전혀 잘못한 게 없다, 억울하다 얘기한다면 그나마 남아있던 동정심마저 모두 사라질 수밖에 없다. 이는 시범경기가 시작된 KBO리그 흥행에 독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