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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서" 환해진 표정의 핵 잠수함, '한 타자 더?' 제안 거절한 이유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3-03-14 14:43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서" 환해진 표정의 핵 잠수함, '한 타자 더?…
박종훈.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캠프나 시범경기 모두 정규시즌 본경기를 위한 과정. 결과만 좋으면 된다.

하지만 정작 선수들이 느끼는 감정은 다르다. 아무리 캠프 연습경기나 시범경기일지라도 과정에 좋지 못하면 불안하기 마련.

표정이 굳을 수 밖에 없다. SSG 랜더스 '핵 잠수함' 박종훈이 그랬다. 캠프 동안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2이닝 동안 14타자를 상대로 12타수6안타 4사구 2개로 4실점 했다. 팔꿈치 수술 후 복귀 시즌이었던 지난해 11경기 3승5패 6.00의 썩 만족스럽지 못한 시즌을 보낸 터.

올시즌 완벽 부활을 위한 징검다리 시즌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캠프 실전 경기에서 당황스러운 결과를 맞닥뜨리자 표정이 굳었다.

13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첫 시범경기 선발 등판이 중요해졌다.

다행히 결과가 좋았다. 선발 3이닝 2안타 무4사구 2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1회를 14구 만에 삼자범퇴로 끝마친 박종훈은 2회 1사 후 강민호에게 첫 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강한울과 이원석을 땅볼 처리하고 큰 위기 없이 2회를 마쳤다. 3회에도 1사 후 이재현에게 내야안타를 맞았지만 김현준과 김태훈을 각각 뜬공과 삼진 처리하고 가볍게 시범경기 첫 등판을 마쳤다.


40구 만에 마친 3이닝. 더 던질 수 있는 여력이 있었다. 호투를 지켜본 SSG 김원형 감독이 '한 타자 더 던지는 게 어떠냐'고 하자 박종훈은 "여기서 끝내겠습니다"라며 정중히 거절했다.

현역 시절 134승을 거둔 대투수 출신 김원형 감독은 14일 삼성전을 앞두고 투수의 예민함을 설명하면서 "캠프 때는 불펜 만족도가 좋으면 하루가 그냥 다 좋다. 반대로 불펜에서 뭔가가 안 좋으면 하루가 다 별로가 된다"며 "캠프는 사실 몸을 만드는 기간인데 경기에서 좀 불만족스러운 면이 있었는데 어제는 스스로 만족을 할 수 있는 그런 투구 내용이었을 것"이라며 웃었다. 마침 훈련을 마치고 덕아웃을 지나가는 박종훈을 불러세운 김 감독은 '어제 더 던지라니까'고 말했고, 박종훈은 "아닙니다. 더 던졌으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 지 몰라요"라는 농담으로 응수했다.

표정도 밝아졌고, 텐션도 높아졌다. 시즌 개막 준비 잘 되고 있다.

외국인 선수 로메로가 어깨 통증으로 이탈한 상황. WBC 대표팀에 합류했다가 돌아온 김광현도 시즌 초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을 수 있다. 커크 맥카티, 문승원과 함께 선발 마운드에 안정감을 불어넣어야 할 핵심 선수. 시범경기 첫 경기에서의 반등이 반갑기만 하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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