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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캠프나 시범경기 모두 정규시즌 본경기를 위한 과정. 결과만 좋으면 된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2이닝 동안 14타자를 상대로 12타수6안타 4사구 2개로 4실점 했다. 팔꿈치 수술 후 복귀 시즌이었던 지난해 11경기 3승5패 6.00의 썩 만족스럽지 못한 시즌을 보낸 터.
올시즌 완벽 부활을 위한 징검다리 시즌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캠프 실전 경기에서 당황스러운 결과를 맞닥뜨리자 표정이 굳었다.
다행히 결과가 좋았다. 선발 3이닝 2안타 무4사구 2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1회를 14구 만에 삼자범퇴로 끝마친 박종훈은 2회 1사 후 강민호에게 첫 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강한울과 이원석을 땅볼 처리하고 큰 위기 없이 2회를 마쳤다. 3회에도 1사 후 이재현에게 내야안타를 맞았지만 김현준과 김태훈을 각각 뜬공과 삼진 처리하고 가볍게 시범경기 첫 등판을 마쳤다.
40구 만에 마친 3이닝. 더 던질 수 있는 여력이 있었다. 호투를 지켜본 SSG 김원형 감독이 '한 타자 더 던지는 게 어떠냐'고 하자 박종훈은 "여기서 끝내겠습니다"라며 정중히 거절했다.
현역 시절 134승을 거둔 대투수 출신 김원형 감독은 14일 삼성전을 앞두고 투수의 예민함을 설명하면서 "캠프 때는 불펜 만족도가 좋으면 하루가 그냥 다 좋다. 반대로 불펜에서 뭔가가 안 좋으면 하루가 다 별로가 된다"며 "캠프는 사실 몸을 만드는 기간인데 경기에서 좀 불만족스러운 면이 있었는데 어제는 스스로 만족을 할 수 있는 그런 투구 내용이었을 것"이라며 웃었다. 마침 훈련을 마치고 덕아웃을 지나가는 박종훈을 불러세운 김 감독은 '어제 더 던지라니까'고 말했고, 박종훈은 "아닙니다. 더 던졌으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 지 몰라요"라는 농담으로 응수했다.
표정도 밝아졌고, 텐션도 높아졌다. 시즌 개막 준비 잘 되고 있다.
외국인 선수 로메로가 어깨 통증으로 이탈한 상황. WBC 대표팀에 합류했다가 돌아온 김광현도 시즌 초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을 수 있다. 커크 맥카티, 문승원과 함께 선발 마운드에 안정감을 불어넣어야 할 핵심 선수. 시범경기 첫 경기에서의 반등이 반갑기만 하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