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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전 이승엽이 쓴 WBC 단일대회 최다홈런, '무릎꿇고 친' 오타니가 깨나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3-03-06 23:56 | 최종수정 2023-03-07 05:30


17년전 이승엽이 쓴 WBC 단일대회 최다홈런, '무릎꿇고 친' 오타니가…
WBC 일본의 오타니 쇼헤이가 6일 일본 교세라돔에서 열린 한신 타이거스와의 평가전에서 3회 무릎을 꿇으면서 중월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오사카=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의외라고 해야 하나. 역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단일 대회 최다 홈런 기록의 주인공은 이승엽이다.

2006년 제1회 대회에서 5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아시아라운드 중국전서 2개의 홈런을 몰아친 이승엽은 3차전 일본전에서 그 유명한 도쿄돔 역전 투런홈런을 터뜨리며 WBC 열풍을 몰고 왔다. 1-2로 뒤진 8회초 1사 1루서 왼손투수 이시이 히로토시의 높은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훌쩍 넘기며 3대2로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어 2라운드 멕시코전과 미국전에서 연속으로 1회 선제 홈런포를 날리며 미국 대륙에도 녹슬지 않은 아시아 홈런왕의 존재감을 알렸다. 이승엽은 그 대회에서 7경기에 모두 모두 출전해 타율 0.333(24타수 8안타), 5홈런, 10타점, OPS 1.372를 마크했다. 한국이 결승에 올라가지 못해 MVP는 놓쳤지만, 그는 타점 부문서도 미국 켄 그리피 주니어와 함께 공동 1위에 올라 세계 올스타클래식팀 1루수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이후 3차례 WBC에서 이승엽의 홈런 기록을 넘어선 타자는 없었다. 2009년 2회 대회에서는 7명이 3홈런을 쳐 공동 1위를 형성했는데, 한국 김태균과 이범호가 포함됐다. 2013년 3회 대회 홈런왕은 쿠바 호세 애브레유와 알프레도 데스파이네로 나란히 3개를 날렸다. 데스파이네는 WBC 통산 홈런 부문서 7개로 아직 1위를 지키고 있다.

2017년 4회 대회 홈런 1위는 네덜란드 블라디미르 발렌틴이었다. 7경기에서 4홈런을 때렸는데, 12타점으로 이 부문도 1위였다. 발렌틴은 NPB 한시즌 최다 홈런 기록 보유자로 야쿠르트 스왈로즈 소속이던 2013년 60홈런을 터뜨렸다. 종전 아시아 한 시즌 최다홈런 기록인 이승엽의 56홈런을 경신한 유일한 타자다.


17년전 이승엽이 쓴 WBC 단일대회 최다홈런, '무릎꿇고 친' 오타니가…
이승엽이 2006년 3월 5일 도쿄돔에서 열린 WBC 일본전서 8회초 역전 투런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스포츠닛폰 본사제휴
이번 제5회 WBC에서 17년 전 이승엽의 기록이 깨질까. 후보는 수두룩하다.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타자들이 대거 출전하는데다 NPB 소속의 내로라하는 거포들도 잔뜩 벼르고 있다.

그 누구보다 관심을 받는 선수는 오타니 쇼헤이다. 그는 대회를 앞두고 절정의 장타력을 자랑했다. 지난 6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한신 타이거스와의 공식 평가전에서다.

오타니는 1-0으로 앞선 3회 2사 1,2루에서 한신 선발 사이키 히로토를 상대로 가운데 담을 훌쩍 넘어가는 3점 홈런포를 터뜨렸다. 떨어지는 포크볼을 무릎을 꿇으며 퍼올렸다. 4-1로 앞선 5회 2사 1,2루에서 좌완 도미타 렌과 풀카운트 끝에 몸쪽 높은 직구를 놓치지 않고 통타해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겼다. 이날 오타니의 연타석 홈런은 미국 대륙에서도 화제가 됐다.


오타니는 2016년 니혼햄 파이터스 시절 22홈런을 터뜨렸다. 2018년 LA 에인절스 입단해서는 22홈런으로 개인 타이를 이뤘고, 2021년 46홈런을 날리며 아메리칸리그 홈런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시즌에도 34홈런을 날려 리그 4위에 랭크됐다.

일본 대표팀에서 또 다른 홈런왕 후보는 지난해 56홈런을 쳐 MVP에 오른 무라카미 무네타카다. 몰아치기의 달인이며, 도쿄돔서 열리는 만큼 홈팬들의 열렬한 응원도 등에 업는다. 다만 무라카미는 메이저리그 투수를 직접 상대한 적이 없어 8강전 이후엔 고전할 가능성도 있다.

시선을 미국 쪽으로 돌리면 지난해 46개를 친 내셔널리그 홈런왕 카일 슈와버와 나란히 40홈런을 터뜨린 마이크 트라웃과 피트 알론소도 홈런왕 후보로 손색없다. C조에 편성된 미국은 1라운드를 피닉스 체이스필드, 8강전과 준결승 및 결승을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갖는다. 모든 경기가 사실상 홈이다.

미국 무키 베츠와 폴 골드슈미트, 도미니카공화국 후안 소토와 라파엘 데버스, 매니 마차도, 베네수엘라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도 홈런왕 후보로 거론될 수 있다. 누구든 결승까지 올라가야 유리하다. 최대 7경기를 치를 수 있기 때문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17년전 이승엽이 쓴 WBC 단일대회 최다홈런, '무릎꿇고 친' 오타니가…
MLB.com이 오타니 쇼헤이의 무릎꿇고 홈런을 집중 조명했다. 사진=MLB.com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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