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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날려 3루 슬라이딩까지…오지환의 실책 만회 투혼[오사카 현장]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3-03-06 13:57 | 최종수정 2023-03-06 20:28


몸 날려 3루 슬라이딩까지…오지환의 실책 만회 투혼[오사카 현장]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대표팀이 6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오릭스와 공식 평가전을 가졌다. 5회초 1사 2루 한국 에드먼의 투수 앞 땅볼때 2루주자 오지환이 3루로 파고들어 세이프되고 있다. 오사카=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3.06/

몸 날려 3루 슬라이딩까지…오지환의 실책 만회 투혼[오사카 현장]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대표팀이 6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오릭스와 공식 평가전을 가졌다. 3회말 한국 유격수 오지환이 오릭스 이시오카의 강습타구를 막아낸 후 1루를 바라보고 있다. 오사카=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3.06/

몸 날려 3루 슬라이딩까지…오지환의 실책 만회 투혼[오사카 현장]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대표팀이 6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오릭스와 공식 평가전을 가졌다. 3회말 1사 1루 한국 유격수 오지환이 오릭스 나이토의 타구를 잡아낸 후 2루루 에드먼과 함께 병살로 연결하고 있다. 오사카=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3.06/

[오사카=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3루 슬라이딩까지 주저하지 않았다. 미안함에 실책을 만회하려는 오지환의 노력이 돋보였다.

WBC 야구 대표팀은 6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오릭스 버팔로스와 평가전을 치렀다. 이날 이강철 감독은 선발 유격수로 오지환을 내세웠다. 2루수는 토미 현수 에드먼, 3루수는 김하성이었다. 현재 엔트리 구성상 전문 3루수는 최 정 한명 뿐이다. 고척돔 훈련 당시 등에 담 증세를 호소했던 최 정에게 휴식을 더 주기 위해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고, '플랜B' 실험을 위해 오지환-김하성이 유격수, 3루수로 출격했다. 지난해 KBO리그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인 오지환은 현재 최고의 공수를 겸한 유격수다.

하지만 일본에서의 첫 경기라 아직 실전 감각이 깨어나지 않은걸까. 오지환이 머쓱한 연속 실책 플레이를 기록했다. 0-1로 지고 있던 2회말 1사 2루 상황에서 이케다 료마의 땅볼 타구를 오지환이 더듬었다. 빠린 대처로 1루 대신 3루를 선택했지만, 2루 주자는 3루에서 세이프가 됐다. 1사 1,3루 위기가 이어졌고 다음 타자 야마아시 타츠야의 타구가 또 오지환을 향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오지환이 포구에 실패하면서 3루 주자가 득점했고, 1사 1,2루 위기가 이어졌다.

땅볼 유도가 특기인 소형준이었는데 2연속 유격수 포지션에서 실책이 나오자 흔들리고 말았다. 결국 대표팀 벤치는 투수를 김광현으로 교체했다. 소형준은 2이닝을 예정했었으나 투구수가 늘어나면서 다 채우지 못했다. 오지환은 그런 소형준을 바라보며 미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다음 3회말. 또 실책성 플레이가 나왔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이시오카 료타의 땅볼 타구를 오지환이 또 놓치고 말았다. 깊숙한 타구여서 이번에는 실책이 아닌, 내야 안타로 기록됐지만 오지환의 표정은 어두웠다. 다행히 이번에는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이 끝났다.

3회말을 마치고 공수교대 때, 벤치에 있던 대표팀 선수들은 모두 더그아웃 앞까지 나와 오지환을 향해 웃으며 격려했다. 오지환도 멋쩍게 웃었다. 투수 김광현도 오지환에게 괜찮다는 격려의 사인을 보냈다.

미안함을 담아 오지환은 공격에서 더 집중력을 보여줬다. 5회초 타석이 돌아오자, 호투 중이던 오릭스 선발 투수 구로키 유타를 상대로 왼쪽 담장까지 굴러가는 2루타를 터뜨렸다. 대표팀의 첫 장타였다. 그리고 다음 타자 타석에서 상대 빈 틈을 놓치지 않고 3루 도루에 성공했다. 과감한 슬라이딩으로 몸을 아끼지 않고 날렸다.

아쉽게 득점까지 이어지지는 못했으나 오지환의 만회를 위한 노력이 읽히는 장면이었다.


오사카=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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