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개막 13연패 후 승리했을 때 울었던 보살팬. 김서현에겐 그런 팬들이 있다[메사 리포트]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3-02-12 05:20 | 최종수정 2023-02-12 14:11


개막 13연패 후 승리했을 때 울었던 보살팬. 김서현에겐 그런 팬들이 있…
11일(한국시간)한화 이글스 김서현이 SNS 파문으로 3일 동안 훈련에서 제외된 후 복귀해 사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애리조나(미국)=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2.11/

[메사(미국 애리조나주)=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가족이나 정말 친한 지인이 아닌 이상 누가 울어주겠니. 팬분들이 울어주신다."

한화 이글스 1순위 지명 신인 김서현은 일주일간 롤러코스터를 탔다. 5억원의 2023신인 최고 계약금을 받고 1군 캠프에 합류했고, 첫 불펜 피칭에서 151㎞를 뿌리면서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곧 자신이 비공개 SNS 계정으로 코치와 팬들을 비난하는 글을 쓴 것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훈련 정지의 징계를 받았다.

김서현은 11일(이하 한국시각) 훈련 정지 징계가 끝난 뒤 첫 훈련을 가졌다. 훈련 전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에 눈물의 사죄를 했고, 이어 취재진을 상대로 팬들에게 사죄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후 훈련을 한 김서현은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했고, 이후엔 스스로 자청해 불펜 피칭까지 했다. 나흘간 투구 훈련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13개의 짧은 피칭이었지만 여전히 힘이 넘쳤다.

김서현은 징계 기간 동안 선수들을 일일이 찾아가 사과를 했었다고 한다. 한화의 한 관계자는 질책할 목적으로 그를 불렀다. 따끔하게 혼을 내려고 했는데 김서현의 얼굴을 보는 순간 그럴 수 없었다고. 이미 자신이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를 충분히 알고 있는 듯 새하얗게 질려있었다.

그 관계자는 김서현에게 예전 한화의 승리를 보며 울었던 팬 얘기를 했다. 2013년 한화가 개막 13연패를 당했을 때인 4월 16일 대전 NC전서 김태균의 역전 투런포로 6대4의 역전승으로 간신히 연패를 탈출했을 때 중계 화면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여성팬 2명을 계속 비쳤다. 당시 한화는 그 두 여성 팬을 수소문했고, 5월 19일 대전 두산전서 '네버 포겟 더 티어스(그날의 눈물,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이름의 이벤트를 열면서 두 여성팬을 시구,시타자로 초청했었다.

이 관계자는 "김서현에게 한화가 예전에 개막 13연패를 끊은 날 울었던 여성 팬을 혹시 기억하느냐고 물었는데 서현이가 기억한다라고 하더라"면서 "너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데도 울어줄 사람이 누가 있겠나. 팬분들 밖에 없다. 그 팬분들에게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행동하라고 말해줬다"라고 말했다.

정우람도 김서현에게 팬의 중요성을 말했다. "한번 실수했으니 많이 달라져야 하고, 더 노력하고 더 성숙해지고 더 열심히 훈련해야 한다"고 말한 정우람은 "우리는 팬들이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사람들이고, 팬들은 정말 소중한 존재"라고 조언을 했다.

다른 구단 팬들은 한화 팬들을 '보살'이라고 부른다. 계속 하위권에 있어도, 지고 있어도 응원하고 응원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김서현이 강속구로 승리를 지켜낼 때 가장 크게 환호할 사람도 바로 그 팬들이다.
메사(미국 애리조나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