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작년 타율0.120. 40세가 된 우승 2루수는 아직 마지막을 말하지 않았다.[애리조나 코멘트]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3-02-10 08:56 | 최종수정 2023-02-10 22:22


작년 타율0.120. 40세가 된 우승 2루수는 아직 마지막을 말하지 않…
KT 위즈 박경수. 투산=권인하 기자

[투산(미국 애리조나주)=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지난시즌 타율 1할2푼(166타수 20안타). 1군 주전 선수로서 보기 어려운 성적이었다. 나이는 38세. 이젠 그만할 때도 됐다고 말하는 자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구단은 그에게 은퇴라는 말이 아닌 계약서를 들이밀었다. 그래도 그가 팀에 필요하다는 뜻이었다. KT 위즈의 우승 2루수 박경수(39)다.

박경수는 1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의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작년처럼 마무리하면 안될 것 같다"라고 했다. "구단과 감독님께서 1년 더 같이하자고 제안을 해주셨기 때문에 내가 팬들께 결과를 보여드려야 한다"는 박경수는 "팀 성적과 개인 성적 모두 납득할 수 있는 선까지 가야 한다. 그만두더라도 그렇게 그만둬야 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그래도 박경수는 마지막을 말하지 않았다. "내가 그런것을 말할 자격이 있는 선수는 아닌 것 같다"라고 했다. 이제껏 예고 은퇴를 한 선수는 이승엽 이호준 박용택 이대호 등 레전드급 선수가 대부분이었다. 박경수 본인이 그런 레전드급은 아니라고 한 것.

이제 더욱 야구가 간절해지고 있다. "38살까지만 야구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벌써 그 나이를 지났다"는 박경수는 "이젠 1년, 1년이 너무 소중하고 감사하다. 어릴 때는 이런 느낌을 몰랐다. 이제 손을 놓을 때가 가까워지니까 야구에 대해 좀 더 애틋해지고 간절해진다"라고 했다.

아직 주전 2루수다. 지난해 2루수 자리를 나눠 맡았던 오윤석과 LG에서 건너온 이상호 등 경쟁자들이 있지만, KT 이강철 감독은 주전 2루수가 누구인지 묻자 "그래도 아직은 박경수다"라고 했다.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 감독으로선 가장 안정적인 수비를 하는 박경수에게 좀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박경수는 "책임감이 많이 생기는 것 같다. 감독님께서 그렇게 말씀해주신 것은 더 준비를 잘하라는 듯인 것 같다"면서 "내가 아닌 다른 선수가 나가더라도 잘하면 좋겠지만 야구 선수로서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고 말했다.

한국 나이로 마흔이다. 박경수는 "2루수를 아직도 할 수 있다라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고, 마흔살인데도 2루수로 곧잘하네 라는 평가도 받고 싶다. 그러면 손을 놓더라도 자부심이 생길 것 같다"라고 욕심을 냈다. 올시즌 목표를 묻자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진 않았다"는 박경수는 "부상없이 하고 싶고, 욕심 같아서는 규정타석을 채우고도 싶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 잘 준비해야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투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