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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타자도 운동이 부족하다는데…" 13년 전 미야자키, 국대 포수가 탄생했다

이종서 기자

기사입력 2023-01-15 01:07 | 최종수정 2023-01-15 20:00


두산으로 돌아온 양의지의 입단식이 1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양의지가 이승엽 감독에게 축하의 꽃다발을 받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1.11/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야간 운동을 하러 오시더라고요."

2010년 2월 일본 미야자키. 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는 경찰 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첫 스프링캠프를 떠났다.

2006년 신인드래프트 2차 8라운드(전체 59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그는 2007년 3경기 출장에 그쳤던 '신인급 포수'였다. 용덕한 최승환 등 선배 포수 사이에서 생존 경쟁을 펼쳐야 하는 만큼, 입지 또한 불분명했다.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던 양의지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 선수 한 명이 있었다.

2003년 아시아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56홈런)을 작성한 뒤 일본 무대로 진출한 이승엽이었다. 당시 요미우리 자이언츠 소속으로 있던 이승엽도 미야자키에서 훈련을 했다.

각종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굵직한 활약을 하면서 '국민타자'로 불렸던 이승엽은 남다른 성실함과 훈련량으로도 정평이 났다.

이승엽의 남다른 훈련량은 양의지에게도 깊은 울림을 줬다.

양의지는 "군 제대 후 스프링캠프를 처음 갔을 때였다. 이승엽 감독님이 저녁마다 야간 운동을 하러 오시더라. 대선수이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민 타자인데 운동이 부족하다고 오신 걸 봤다"라며 "많은 배움이 있었다. 많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양의지는 "그 후에도 이승엽 감독님을 멀리서 지켜봤는데 항상 겸손하고 후배를 잘 챙겨주셨다. 그래서 나 뿐 아니라 많은 선수들에게 존경을 받으시는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13년 후. 이승엽과 양의지는 돌고돌아 두산에서 한솥밥을 먹게 됐다. 이승엽은 2022년 시즌을 마치고 두산 제 11대 감독으로 부임했다.

양의지는 KBO리그 최고의 포수로 성장했다. 주전 포수로서 두산의 2015년 한국시리즈 2016년 통합 우승을 이끈 뒤 2018년 시즌을 마치고 NC 다이노스와 4년 총액 125억원에 계약하며 팀을 떠났다. 2020년 NC의 창단 첫 통합 우승 중심에 서면서 가치를 증명한 그는 2022년 시즌을 마치고 역대 FA 최대 계약 금액인 4+2년 총액 152억원에 두산으로 돌아왔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두산의 '명가 재건' 임무를 맡은 이 감독은 취임식 당시 "3년 안에 한국시리즈에 가도록 하겠다"고 목표를 내걸었다.

양의지 역시 이 감독과 뜻을 같이 했다. 양의지는 "감독님 생각과 비슷하다. 매년 우승을 목표로 잡는다. 그 목표를 위해서 준비 잘 하겠다"라며 "나 역시 지난 2년 동안 가을야구를 하지 못했다. 최대한 가을야구를 많이 해서 한국시리즈에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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