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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두산 베어스 역사는 양의지 시대와 아닌 시대로 나눌 수 있다.
양의지는 2010년 돌아오자마자 두산의 주전 포수로 자리잡았다. 3월 30일 목동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홈런 2방을 터뜨리며 KBO를 대표하는, 투타 실력을 갖춘 포수로서의 역사적인 첫 발을 내디뎠다. 당시 김경문 두산 감독은 "기회가 왔으니 본인이 잘 잡아야겠지"라며 주전으로 기용할 뜻을 밝혔다.
그해 신인왕을 차지한 양의지는 2018년까지 두산의 1차 시대 동안 1066경기에 출전해 통산 타율 0.299, 125홈런, 547타점, OPS 0.852를 마크했다. NC로 이적해서는 4시즌 동안 타율 0.322, 103홈런, 397타점, OPS 0.969를 마크했다. 포수로서 여전히 최정상급 리드와 블로킹, 도루저지율을 이어갔다. 양의지의 포수 저지율은 두산에서 31.5%, NC에서 37.5%다.
양의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작년 NC 원정 숙소로 찾아오셔서 '두산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신 팬이 있었다. SNS로 같은 말씀을 하시는 분도 있었다"며 "팬들의 성원 덕에 다시 두산으로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양의지의 복귀를 바라는 건 바닥에 떨어진 팀을 재건해 달라는 소망이 담겼다.
두산은 지난해 승률 0.423으로 9위에 그쳤다. 이는 OB 시절인 1996년 0.397로 꼴찌를 한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두산으로서는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다고 판단, 양의지 영입에 올인했다. 첫 FA 계약보다 긴 기간과 금액을 보장해줬다.
양의지는 첫 4년간 계약금 44억원, 연봉 총액 66억원을 받고, 2027년과 2028년 2년 동안은 인센티브를 포함해 최대 42억원의 선수 옵션이 걸렸다. 인센티브는 타석, 수비 이닝 등 심한 부상만 없다면 쉽게 달성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받았다.
제1차 양의지 시대에 두산은 2015, 2016년 두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다. 양의지는 2020년 타율 0.328, 33홈런, 124타점의 커리어 하이를 찍고 NC 구단에도 창단 첫 우승을 선사했다.
두산은 양의지가 없는 동안 멤버가 많이 바뀌었다. 사령탑은 '국민 타자' 출신 이승엽 감독이다. 이 감독은 선수 시절 4번의 한국시리즈를 우승했다. 양의지 영입에는 이 감독의 강력한 요청도 담겼다.
바닥으로 추락한 두산이 제2차 양의지 시대 및 이승엽 시대를 맞아 몇 번의 우승을 더 거머쥘 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