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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트 미스터리' $200만 뿌리치고 SD 마이너 계약, 선발자리도 없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3-01-06 09:23 | 최종수정 2023-01-06 09:26


SSG 랜더스에서 2년간 에이스로 활약한 윌머 폰트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는데 그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SSG 랜더스 출신 투수 윌머 폰트(33)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어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메이저리그 트레이드루머스(MLBTR)는 6일(이하 한국시각)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FA 우완투수 윌머 폰트와 마이너리그 계약에 합의했다'며 '그는 메이저리그 스프링트레이닝에 참가해 로스터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폰트는 2021년과 지난해 SSG에서 에이스로 활약했다. 지난 시즌에는 28경기에 등판해 184이닝을 던져 13승6패, 평균자책점 2.69, WHIP 0.95, 피안타율 0.207을 기록했다. KBO 마운드를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연히 SSG는 폰트와 재계약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한국시리즈 우승 후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구단에 전하며 재계약 오퍼를 사실상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폰트는 2021년 25경기에서 8승5패, 평균자책점 3.46을 마크한 뒤 2022년 재계약에 성공했다. 2021년 총액 100만달러(계약금 15만달러, 연봉 85만달러)에서 150만달러(계약금 20만달러, 연봉 110만달러, 인센티브 20만달러)로 몸값이 대폭 상승했다.

올해도 재계약했다면 총액 규모가 최대 200만달러에 이를 수 있는 2년간 활약상이다. 그러나 그는 뜻밖에도 메이저가아닌 마이너 계약에 머물고 말았다.

소위 '스플릿 계약'으로도 불리는 마이너리그 계약은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에 포함될 경우와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경우의 연봉을 따로 책정한다. 메이저리그 진입에 성공했다고 해도 연봉 규모는 보통 100만~200만달러다.

AP가 지난해 7월 31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주급 기준으로 마이너리그 최저 연봉은 루키 400달러, 싱글A 500달러, 더블A 600달러, 트리플A 700달러다. 트리플A의 경우 한 시즌 24주 경기를 하는데 최저 연봉은 1만6800만달러다. 실제 지난해 전체 마이너리그 선수 6060명의 클래스 별 평균 연봉은 4800~1만4000달러에 이른다.

KBO 구단의 재계약 제안을 뿌리치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고 했을 때는 확실한 근거와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폰트는 무슨 이유로 메이저리그 도전을 과감하게 선택한 걸까.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더라도 메이저리그 승격을 자신하고 있는 것일까.


NC 다이노스 출신 드류 루친스키가 지난달 22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1+1년'의 형태로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은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루친스키는 올해 300만달러의 연봉을 받고 2024년 500만달러의 클럽 옵션을 걸었다. 2년간 최대 800만달러를 받는 조건이다.

폰트에 대한 현지 평가가 박한 것은 꾸준함을 확신하기엔 SSG에서 에이스로 활약한 기간이 짧은 때문으로 보인다. 루친스키는 NC에서 4년간 한 번도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에이스의 포스를 유지했다. 반면 폰트는 사실상 작년 한 시즌 '반짝' 활약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MLBTR은 '한국에서 선발투수로 강한 인상을 심어준 폰트는 샌디에이고의 로테이션 뎁스를 두텁게 해줄 수 있다. 그는 애드리언 모레혼, 라이언 웨더스, 제이 그룸, 페드로 아빌라, 훌리오 테헤란, 애런 브룩스와 로테이션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한다'고 전했다.

MLBTR에 따르면 샌디에이고는 다르빗슈 유, 조 머스그로브, 블레이크 스넬, 닉 마르티네스, 세스 루고로 이어지는 5인 로테이션을 완성했다. 지난 시즌 초반 6인 로테이션을 쓰기도 했던 샌디에이고는 6선발이 필요할 수도 있어 폰트를 비롯해 테헤란, 브룩스 등 이번 겨울 후보들을 대거 영입했다고 볼 수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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