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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의 성공 거둔 3년…FA 시즌 임하는 '56억 캡틴'의 과제 [SC초점]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12-21 11:07 | 최종수정 2022-12-21 12:51


더이상 롯데에 이대호는 없다. '캡틴' 안치홍이 이끌어야한다.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생애 2번째 FA 시즌에 임하는 어깨가 무겁다.

2023년은 안치홍(32)이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지 4년째 되는 해다.

KIA 타이거즈에서 롯데로 이적 당시 2+2년 56억원이라는 조건부 FA 계약으로 뜨거운 화제가 됐다. KBO리그에 '다년계약(연장계약)'이라는 태풍을 몰고 온 선례다.

'절반의 성공'이라 부를만 하다. 안치홍은 지난 3년간 평균 타율 2할9푼2리 OPS(출루율+장타율) 0.797을 기록했다. 풀타임 2루수를 소화하며 8-10-14홈런을 기록, 장타력에 대한 의구심도 벗어던졌다.

팀이 원한다면 리드오프부터 중심타선까지 가리지 않고 맡았다. 부담감을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헌신했다. 베테랑으로서 선수단 전체의 경쟁과 시너지 효과를 강조했다.


지난해 9월 SSG 랜더스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친 안치홍을 팀동료들이 축하하고 있다. 스포츠조선DB
이 같은 역할을 인정받아 내년부터는 주장 완장이 더해진다. 3년만에 이적생에서 '캡틴'으로 거듭났다. 만만찮은 도전이다. FA로서 자신의 성적에만 집중하기도 바쁜 시즌이다.

하지만 팀내에 안치홍만큼 적격인 선수가 없다. 올해까지 주장을 맡았던 전준우는 내년이면 37세가 된다. 한동희는 아직 너무 어리다.

주장은 매일 출전하는 야수가 맡는 게 관례다. 롯데 야수진은 젊은피와 FA로 일신됐다. FA 유강남 노진혁이 가세했고, 한동희와 고승민을 비롯한 젊은피의 성장세도 기대된다. 하지만 주장에 걸맞는 경륜을 지닌 선수는 안치홍 뿐이다. 안치홍 스스로도 이를 잘 알기에 기분좋게 받아들였다.


특히 노진혁은 올해 33세의 나이에도 롯데로부터 4년 50억원이란 가치 평가를 받아들었다. 안치홍도 같은 나이에 FA가 된다. 또 하나의 동기부여 요인이다.


성민규 단장(왼쪽)과 노진혁.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떠난 팀 타선의 중심축이 돼야한다. 자신의 포지션인 2루를 지키고, 출루율과 장타력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는게 과제다.

안치홍은 올해 1루수로 235이닝을 소화했다. 2루 수비에서는 정면 타구에는 강하지만, 수비 범위가 아쉽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KBO 2루수 중 홈런-OPS 1위를 차지하고도 골든글러브 수상에 실패한 이유다. 2루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스탯티즈 기준)에서도 3.24로 김혜성(키움·4.80) 정은원(한화·3.70)에 뒤졌다.

롯데는 6년만의 가을야구 진출을 정조준하고 있다. 과묵하기로 이름난 안치홍이 라커룸에서 어떤 리더십을 보여주느냐에 내년 롯데의 성적이 달렸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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