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150억 외야수 이적→164억 듀오 탄생, 돌아갈 곳 잃은 FA 외야수 듀오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2-12-09 01:32 | 최종수정 2022-12-09 12:22


2022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2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렸다. 1회초 1사 1,2루 KIA 나성범이 안타를 치고 있다. 창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9.22/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어느 팀이요?"

1년 전인 지난해 12월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1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

FA 외야 최대어였던 나성범이 취재진에 되물은 이 한마디가 큰 파문을 일으켰다.

"나성범은 NC 선수"라고 못을 박은 이동욱 감독까지 나선 원 소속팀 NC 다이노스의 계약 의지는 강렬했다.

당연히 잔류를 예상했던 취재진이 '구단 분위기가 어떠냐'고 묻자 나성범은 "어느 팀이요?"라고 되물었다.

NC 외에도 영입을 희망하는 경쟁 팀이 있다는 뜻. 그 팀은 바로 KIA 타이거즈였다.

약 2주 후인 23일 KIA는 외야수 나성범과 6년 총액 150억원(계약금 60억원, 연봉 60억원, 인센티브 30억원)의 FA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SSG 랜더스와 NC 다이노스의 2022 KBO리그 개막전 경기가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렸다. 경기 전 NC 박건우와 손아섭이 선수단 도열을 하다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창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4.02/
예기치 못한 프랜차이즈 스타의 깜짝 이적. 파문은 상당했다.


나성범 KIA행을 감지한 NC가 먼저 움직였다. FA 박건우를 6년 총액 100억원(계약금 40억원, 연봉 총액 54억원, 인센티브 6억원)에 잡은 데 이어 FA 손아섭을 4년 총액 64억원(계약금 26억원, 연봉 총액 30억원, 인센티브 8억원)에 잡았다. 나성범 한 선수를 잡을 돈을 두 외야수 영입에 썼다. 무려 164억원이었다.

외야에만 FA 선수가 둘이 됐다. 여기에 NC는 올 겨울도 닉 마티니 대체 외인으로 외야수 제이슨 마틴(27)과 총액 100만달러에 계약을 했다. 1m75, 83kg의 우투좌타 외야수. 작지만 한방이 있는 외인 타자다. 올시즌 LA다저스 산하 트리플A 129경기에서 무려 32홈런, 107타점, 100득점. 0.285의 타율에 0.374의 출루율, 0.564의 장타율을 기록했다.

NC는 마틴을 중견수로 활용할 계획이다. 박건우가 우익수로 옮기고, 손아섭이 좌익수에 도전한다.

이미 외야 주전 세자리가 꽉 찼다. 백업도 탄탄하다. '어깨깡패' 김성욱이 전역했다. '2군 타격왕' 한석현도 퓨처스리그FA로 입단했다. '2군 홈런왕' 오장한도 외야수다. 모두 미래의 NC외야를 맡길 선수들. 최대한 많은 출전 기회를 줘서 키워야 할 자원들이다.


6일 창원NC파크에서 KBO리그 NC와 SSG의 경기가 열렸다. 타격하고 있는 NC 이명기. 창원=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10.6/

2022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2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렸다. 6회말 1사 1루 NC 권희동이 KIA 장현식의 투구가 헬멧을 스쳤다며 어필하고 있다. 창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9.22/
상황이 이렇다 보니 FA 외야수 이명기(35)와 창단멤버 권희동(32)의 상황이 애매해졌다.

친정으로 돌아갈 길이 막막해졌다. 주전이 아닌 선수들과 거액의 FA 계약을 하기가 쉽지 않다. 백업요원으로 계약하자니 금액 맞추기가 쉽지 않다.

NC 측은 "좌익수 쪽에서 젊은 백업 선수들에게 기회를 줘야 하는 측면이 있어서 현실적 고민이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 모든 것들이 1년 전 나성범 이적이 일으킨 나비 효과다. 1년 후 FA가 된 이명기 권희동으로선 아쉬운 상황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