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J로드 신인왕에 떠들썩한 국경의 작은 마을, 카퍼레이드 준비한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2-11-15 20:20 | 최종수정 2022-11-15 20:20


시애틀 매리너스 훌리오 로드리게스는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으로 고향 선배인 라파엘 퍼칼을 존경하며 메이저리거의 꿈을 키웠다. AF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도미니카공화국이 야구 강국인 이유는 어린 선수들이 자국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보면서 꿈을 꾸기 때문이다.

시애틀 매리너스 외야수 훌리오 로드리게스도 어린 시절 흠모하던 영웅이 있었다. 2000년대를 수놓은 유격수 라파엘 퍼칼이다. 퍼칼은 2000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타율 0.295, 87득점, 40도루를 올려 내셔널리그 신인왕에 선정됐다. 2000년 12월 생인 로드리게스가 태어나기도 전의 일이다.

로드리게스는 도미니카공화국과 아이티의 국경 부의 작은 도시 로마 드 카브레라에서 나고 자랐다. 바로 퍼칼의 고향이기도 한 곳이다. 그는 야구를 알게 된 어린 시절부터 메이저리그를 누비던 퍼칼을 보며 꿈을 키웠다고 한다.

퍼칼이 오프시즌을 맞아 고향으로 돌아오면 시에서 마련한 카퍼레이드 행사를 구경갔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퍼칼이 금의환향하는 날은 마을의 축제였다.

이제 그런 대접을 로드리게스가 받게 됐다.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투표에서 로드리게스는 30명 중 29명으로부터 1위표를 받아 퍼칼 이후 22년 만에 고향에 신인왕 트로피를 안겼다. 사실상 만장일치다. 나머지 1위 한 표는 볼티모어 오리올스 포수 애들리 러치맨이 가져갔다.

고향에서 가족 및 지인들과 수상자 발표를 지켜보던 로드리게스는 MLB네트워크 인터뷰에서 "꽤 떠들썩하고 재밌을 것 같다. 충분히 즐기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로드리게스는 17세이던 2017년 7월 시애틀 중남미 스카우트의 눈에 띄어 175만달러의 사이닝보너스를 받고 입단해 2018년부터 미국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마이너리그가 취소된 2020년을 제외하고 2018년부터 작년까지 매시즌 3할대 타율을 때렸다.

2021년 싱글A+와 더블A에서 74경기에 나가 타율 0.347, 13홈런, 21도루, 43볼넷, 66삼진을 기록한 그는 호타준족,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안정된 수비력을 인정받아 트리플A를 거치지도 않고 올해 바로 메이저리그로 승격했다.


로드리게스는 올시즌 13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4(511타수 145안타), 28홈런, 2루타 25개, 75타점, 84득점, OPS 0.853, 25도루를 마크했다. 올스타전에 출전했고, 지난 11일에는 아메리칸리그 외야수 부문 실버슬러거도 수상했다. 그가 기록한 bWAR 6.2는 아메리칸리그 타자들 중 5위의 기록이다.

1900년 이후 21세 이하의 나이에 28홈런, 25도루, 2루타 25개를 올린 선수는 마이크 트라웃과 앤드류 존스, 그리고 로드리게스 딱 3명 뿐이다. 또한 데뷔 시즌에 25(홈런)-25(도루)를 남긴 선수는 역사상 로드리게스가 처음이다.

ESPN은 '시애틀은 로드리게스와 계약할 때 슈퍼스타를 예감했는데, 지금 그는 파워히팅을 자랑하는 5툴 플레이어로 성장했다'고 전했다.

로드리게스의 슈퍼스타 자질을 알아본 시애틀은 지난 8월 로드리게스와 전례없는 초장기 계약을 맺어 화제를 낳았다. 메이저리그 데뷔 5개월도 안 된 선수에게 12년 2억1000만달러, 최대 4억7000만달러의 계약을 선사한 것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