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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타일러 애플러(29·키움 히어로즈)는 이번에도 외로웠다.
가을야구에서 애플러는 에이스 못지 않았다. 안정적인 제구를 바탕으로 효과적으로 상대 타자를 제압했다. 그러나 마운드에 서있는 애플러는 외로웠다. 수비가 좀처럼 도와주지 못했다.
KT 위즈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수비 실책만 3개가 나왔다. 실책성 플레이까지 하면 그 이상이었다.
수비 실책이 없자 애플러는 펄펄 날았다.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는 6이닝 1실점으로 가을야구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의 피칭을 펼쳤다,
한국시리즈 무대. SSG의 강타선을 맞아 애플러는 진땀을 뺐다. 5이닝 동안 홈런 1방을 포함해 6안타를 허용하며 5실점으로 무너졌다.
설욕을 다짐하며 나선 6차전. 팀의 운명도 어깨에 함께 달렸다. 2승3패로 몰린 가운데 7차전 소환이 절실했던 순간. 그러나 키움의 수비는 또 한 번 애플러를 외롭게 만들었다.
3회초 임지열의 투런 홈런으로 2-0 리드를 잡았지만, 3회말 주자 2,3루에서 1루수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동점 점수를 내줬다.
애플러는 5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버티면서 선발 투수로서 제몫을 했다.
6회초 이정후의 솔로 홈런으로 키움은 3-2로 앞서 나갔다.
6회말 키움은 애플러를 내리고 에릭 요키시를 승부수로 올렸다. 이대로 경기가 끝난다면 애플러는 승리 투수까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수비는 또 한 번 외면했다.
2루수 땅볼이 포구 실책이 됐고, 결국 박성한의 볼넷, 최주환의 희생번트에 이어 김성현의 2타점 역전 적시타가 나왔다.
결정적인 순간 실책에 발목이 잡힌 키움은 끝내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한국시리즈 진출로도 박수를 받아야 마땅한 시즌이었지만, 키움으로서는 스스로 무너졌다는 아쉬움은 감출 수 없게 됐다.
인천=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