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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얼굴 떠올라서…" 데뷔 7년만에 '비원' 이뤘는데 방출…1차지명 투수의 미련 [인터뷰]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11-01 10:03 | 최종수정 2022-11-01 10:31


절친한 후배 윤성빈과 함께 선 박선우(왼쪽).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내년엔 정말 다를 것 같은데…이대로 야구 그만둘순 없죠."

박선우(25)는 현역 연장의 의지로 가득 차 있었다. 아직 어린 나이에 1m88, 91㎏의 당당한 체격이 돋보이는 투수다.

2016년 1차지명으로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다. 7년만인 지난달 29일, KBO 교육리그 종료와 함께 최종 방출을 통보받았다.

롯데 구단은 교육리그 경기에 출전했던 선수들 상당수를 방출했다. 박선우는 "교육리그 끝나고 얘기를 들었어요"라고 했다. 황망함과 속상함, 간절함이 교차하는 목소리였다.

7년간 1군 승격은 단 1번. 지난해 9월 26일 키움 히어로즈전 2이닝 투구가 1군 경력의 전부다. 박선우는 "7년 동안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한게 가장 아쉽네요. 1차지명이라고 기대하신 팬들께 죄송한 마음이 큽니다"라는 속내를 전했다.

드래프트 당시 직구 구속은 130㎞대 초중반이었지만, 좋은 피지컬을 보고 뽑은 장래성 픽이었다. 구단의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야구선수를 그만둘 생각은 아직 없다. 박선우는 "그 동안의 노력에 부족함은 없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번엔 정말 다르다고 느꼈거든요. 퓨처스 마지막 경기부터 공이 확 좋아졌어요"라고 했다.


박선우.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군대 가기전엔 140㎞를 던져본 적이 솔직히 한번도 없어요. 제대하고 질롱코리아 다녀오면서 구속이 올랐고, 또 이번 교육리그는 정말 '다르다'고 느꼈거든요. 직구도 144㎞까지 나왔고, 슬라이더 구속도 전보다 5㎞ 이상 빨라졌어요. 새로 장착한 스플리터도 잘 들어서, 4이닝 동안 삼진을 7개나 잡았는데…"


부모님께도 전했던 그 설렘. 박선우는 "부모님도 이제까지 제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잘 아세요. 그래서 그냥 '고생했다'고만 하셨어요. 다만 '내년에 잘할 거 같다고 했었던게 아쉽네' 하시더라고요"라며 못내 속상함을 곱씹었다.

팀을 원망할순 없다. 2020~2021년 퓨처스에서 풀타임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다. 올해는 부상으로 6월 중순에야 첫 등판했지만, 그래도 8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2020년 3승4패 평균자책점 3.17의 인상적인 성적을 냈지만, 지난해에는 6.82, 올해도 5.96으로 좋지 못했다.

지난해 7월 박종무에서 박선우로 개명했다. 유일한 1군 경험이 바로 정식 개명이 완료된 직후였다. 그는 "누나가 결혼 앞두고 사주를 보러갔는데, 남동생 이름을 바꿔야된다는 얘기가 나왔대요. 그래도 이름 3개 중에 운동에 좋은 이름으로 바꾼 건데…"라며 멋적게 웃었다.


최혁권 2군 매니저가 출연한 MBC '아무튼 출근' 출연 당시 모습. 사진=MBC 유튜브 캡쳐
드래프트 동기로는 최충연(삼성 라이온즈) 이영하(두산 베어스) 최원준 전상현(KIA 타이거즈) 홍창기(LG 트윈스) 등이 있다. 하지만 롯데에겐 '골짜기 세대'다. 롯데는 박선우가 떠나면서 2016 드래프티가 한명도 남지 않게 됐다.

가장 절친한 팀동료는 중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낸 후배 윤성빈이다. 박선우는 "(윤)성빈이는 잘할 거에요. 배영수 코치님 만났잖아요"라며 웃었다.

"이인복 구승민 김원중 김유영 형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어요. 1군도 아닌 절 항상 잘 챙겨주셨어요. 입단테스트? 당연히 받아야죠.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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