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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거포와 공 빠른 투수는 어디 보내는 게 아니다.
그가 빠진 키움의 마이너스가 전부가 아니다. 졸지에 3,4위 라이벌이 된 KT위즈에 플러스 효과로 인한 이중고를 치르고 있다.
박병호는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서 게임체인저로서 자신의 가치를 다시 한번 증명했다.
지난 9월 10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발목 인대 부상 후 '시즌이 끝났다'는 전망을 딛고 기적 같은 회복력으로 지난 7일 1군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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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 이틀째인 8일 KIA전에서 대타로 나와 중월 스리런포를 터뜨린 박병호는 이날도 대타로 나와 2경기 연속 연타석 대타 쐐기 홈런을 쏘아 올렸다. 복귀 후 단 3타석에서 2홈런 5타점. 홈런킹의 괴력 덕분에 KT는 2연승을 달리며 거의 놓칠 뻔 했던 3위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게임 체인저' 박병호의 가치를 제대로 보여준 2경기였다.
KT는 시즌 최종전인 11일 LG전을 승리하면 키움을 제치고 정규시즌 3위를 확정할 수 있다. 일찌감치 2위를 확보한 LG라 고영표를 앞세워 총력전을 펼칠 KT의 승리 확률이 조금 더 높아보인다.
올시즌 와일드카드를 거치게 될 4위 팀은 유독 불리함이 크다.
단순히 짧은 스테이지 하나를 더 거치며 힘을 빼고 오는 문제가 아니다.
아래 팀 KIA가 지난 7일 KT전을 끝으로 일찌감치 5위를 확정 짓고 기다리고 있는 기형적인 상황. 주축 투수진이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에너지를 끌어 모으고 있다. 끝까지 순위싸움을 벌인 4위 팀이 자칫 사상 첫 와일드카드 업셋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무조건 4위는 피하고 봐야 하는 이유.
전반기까지만 해도 선두 SSG을 위협하던 키움.
탄탄하게 끌고왔던 마운드에 비해 타선의 파괴력이 아쉬웠던 올시즌, 박병호가 4번타자로 이정후와 야시엘 푸이그 사이에서 단단하게 중심을 잡았더라면 과연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까. 팀 홈런 94홈런으로 9위에 그쳤던 키움은 박병호가 있었다면 단숨에 팀 홈런 2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순간 게임을 지배하는 박병호의 존재감은 분명 팀 순위를 현재보다 한 두단계 끌어 올렸을 것이다. 박병호를 잡지 않은 키움의 마이너스와 박병호를 넘겨 받은 KT의 플러스 효과가 결합하면서 가을을 판도가 초입부터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