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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2스트라이크를 잡는 과정만 생각하라고 했어요."
가지고 있는 능력은 좋았지만, 100%의 자신의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2020년 선발로 시즌을 맞이했지만, 결국 구원투수로 시즌을 마쳤다.
이강철 KT 감독은 "직구 구종 가치가 떨어진다" 등 냉정한 지적을 하기도 했다. 이후 상무에 입대해 군 복무를 마친 뒤 돌아온 그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이 감독은 "여유가 있을 때에는 (김) 민이를 쓰려고 한다. 2스트라이크만 잡으면 결정구가 있어 삼진을 잡을 수 있다. 삼진 잡을 수 있는 능력은 우리 팀 최고다. 민이에게도 2스트라이크를 잡는 과정만 신경쓰라고 한다"라며 "선발보다는 중간에서 던질 예정인데, 지금 1이닝을 막아준다는 것이 크다"고 기대했다.
김 민은 상무 제대 후 첫 홈 등판이었던 28일 경기를 마치고 "정말 긴장을 많이 했다"라며 "(상무 입대 전보다) 팬이 엄청 많았다"고 떨린 마음을 전했다.
원래도 빨라지만, 더 빨라진 구속. 김 민은 "상무에서 웨이트도 많이 하고, 체계적으로 운동을 하니 확실히 좋아진 거 같다"라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 아무래도 군인이다 보니까 이겨야 한다는 생각에 매 경기 한국시리즈처럼 던졌다. KT 마운드에 필승조 상황이라고 생각하면서 던졌다"고 말했다.
입대 전 이 감독의 '쓴소리'도 도움이 됐다. 김 민은 "솔직히 관심이 없었다면 하지 않으셨을 말씀이다. 2군에 내리면 그만인데, 그런 이야기를 하셨다는 것이 또 관심이라고 생각해 자극도 받아 열심히 했다"고 이야기했다.
지난해 KT는 창단 첫 정상에 올랐다. 올해 KT는 3위 키움과 치열한 순위 다툼 중이다. 김 민은 "'응원 많이 했는데, 내가 없어서 더 잘하나'라는 생각도 했다. 같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라며 "이번 포스트시즌에는 마운드에 서고 싶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할 거 같다. 감독님께서 기회주실 때마다 더 잘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민은 "2년 전에는 상무라는 도피처가 있었다. 이제 못하면 진짜 2군에 간다. 이제 부딪히면서 더 열심히 공부하고, 연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수원=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