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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주 8년차에 첫 10승 달성한 창단둥이 "생각도 안했는데 9승되니 너무 욕심났다"[창원 인터뷰]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2-09-25 18:09 | 최종수정 2022-09-25 22:10


KT 위즈 엄상백.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089.07/

[창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KT 위즈 이강철 감독이 5명의 선발 중 가장 편하게 낼 수 있는 투수를 꼽자면 엄상백이다. 특정팀에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아 어느 팀과 만나더라도 평균적인 성적을 낸다.

게다가 승운이 좋다. 올시즌 20번의 선발 등판에서 팀이 14번을 이겼다. 승률이 7할이나 된다.

그리고 엄상백은 2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서 팀을 또한번 승리로 이끌었다. 최고 149㎞의 직구와 142㎞의 슬라이더, 133㎞의 체인지업으로 6이닝 동안 단 1안타와 1볼넷만 내주고 4개의 삼진을 곁들여 무실점의 완벽투를 선보였다. 팀도 초반부터 상대 실책을 등에 업고 쉽게 득점하며 엄상백을 도왔다. 9대1의 완승.

엄상백이 첫 10승에 올랐다. 고영표(13승) 소형준(12승)에 이어 엄상백도 10승 고지에 오르며 KT는 창단 처음으로 국내 투수 3명이 두자릿수 승리를 달성하게 됐다. 엄상백은 지난 6월 9일 고척 키움전서 구원승을 얻은 바 있어 선발로서는 9승이다. 선발로 1승을 더하면 선발 10승도 가지게 된다.

대체선발로 나서 안정감을 보이더니 후반기엔 붙박이 선발이 되면서 날개를 달았다. 전반기 21경기(11번 선발)에서 6승2패 평균자책점 3.53의 안정적인 피칭을 했는데 후반기엔 11경기(10번 선발)에서 4승무패 평균자책점 2.51의 더욱 안정감을 나타냈다.

이날 승리로 이강철 감독이 통산 300승을 거둬 엄상백에게도 의미가 더 큰 경기였다.

직전 경기였던 18일 롯데전서 6이닝 2실점으로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지만 7회 구원진이 동점을 허용하며 10승에 실패한 엄상백에게 아홉수는 없었다. 쟁쟁한 타자들이 있는 NC를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1회말 2번 손아섭에게 맞은 안타가 마지막 안타였다. 4회말 4번 양의지에게 내준 볼넷이 마지막 출루. 나머지 이후 6회까지 쉽게쉽게 잡아냈다. 80개의 투구수로 6이닝을 막아 7회도 나오는 듯했지만 이채호로 교체.


엄상백은 경기후 "최근에 체력적으로 힘들더라. 그래서 오늘 직구 구위도 조금 떨어지고 낮경기이기도 해서 좋은 날은 아니었다"면서 "성우형이 잘 리드해주셨고 나도 스트라이크를 계속 던지려고 했는데 다행히 맞혀잡는 타구들이 많이 나왔다"라고 했다.

초반 상대 실책 덕분에 점수를 뽑아 심적으로 편하지 않았냐고 묻자 "점수를 내주긴 했지만 난 내 할 일을 해야 하니까. 5회 이상을 책임져야 승리 투수가 되는 것이니 계속 0-0이라고 생각하고 던졌다"라고 말했다.

2015년에 데뷔했으니 8년차에 맞는 첫 10승이다. 한번도 생각하지 않았다고. "10승을 한다는 생각을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는 엄상백은 "7,8승 했을 때 형들이 '할 수 있을 때 해야된다'며 10승을 응원했는데 난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막상 다가오자 오히려 더 하고 싶다는 욕심이 강해졌다. 엄상백은 "9승을 하고나니 그때부터 너무 10승이 하고 싶어졌다"면서 "욕심 안부리고 마운드에서 예전처럼 던지려고 노력했다"며 웃었다.

공교롭게도 데뷔 첫 승도 NC전(2015년 5월 19일 선발 6이닝 1실점)이었다. 데뷔 첫 승과 10승, 언제가 더 기쁘냐고 묻자 "당연히 10승"이라며 "비교가 안된다"며 웃었다.
창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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