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너무 많이 던졌나? 노경은의 위기 그리고 472구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2-09-21 22:41 | 최종수정 2022-09-22 11:00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 두산 베어스와 SSG 랜더스 경기. 8회초 무사 강승호에게 솔로포를 허용한 노경은이 아쉬워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2.9.17/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올해 KBO리그에서 가장 화려하게 부활한 투수 노경은. 하지만 그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SSG 랜더스 노경은의 올 시즌 연봉은 1억원이다. 일반 직장인에게는 '꿈의 연봉'이지만, 프로야구 선수들의 기준으로는 적은 액수다. 현역 생활이 자칫 끝날 수도 있는 위기에서 SSG와 계약한 노경은은 올 시즌 연봉 몇 배의 활약을 펼쳤다. 시즌 초반에는 대체 선발로 5승, 후반기에는 필승조로 구원승만 5승을 챙겼다. 최근 가장 위태로운 순간, 마무리 투수로 연결하기 직전 등판하는 투수가 바로 노경은이다.

그러나 너무 많이 던졌을까. 그런 노경은이 흔들린다. SSG는 21일 인천 KT 위즈전에서 6회까지 무실점 한 선발 오원석이 7회초 선두타자 배정대에게 볼넷을 내주자 투수를 노경은으로 교체했다. 위기 상황을 노경은으로 막겠다는 계산이었고, 최근 SSG의 가장 보편적인 패턴이다.

첫 타자 황재균을 땅볼로 잡아낸 노경은은 다음 타자 오윤석에레 볼넷을 내줬다. 그리고 심우준과의 승부에서도 볼넷을 허용했다. KT 타자들은 존에 들어오는 공은 커트해내고, 볼은 기다렸다. 결국 2연속 볼넷을 허용한 후 좌타자 조용호 타석이 돌아오자 SSG는 다시 좌투수 김택형을 올렸다. 김택형이 강백호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면서 오원석과 노경은의 책임주자가 모두 들어왔다. 노경은은 ⅓이닝 1실점으로 등판을 마쳤다.

최근 노경은의 피안타율이 늘어났다. 지난 17일 인천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0-0이던 8회초 강승호와 김재환에게 홈런을 허용하기도 했다. 불펜으로 보직을 이동한 후 처음 허용한 피홈런이었다. 8월 1.69에 불과했던 평균자책점은 9월 4.50으로 치솟았다. 개인 실점 뿐 아니라 주자 있는 상황에서의 투구 내용도 이전보다는 불안 요소가 커진 것이 사실이다.

노경은은 불펜으로 나오기 시작한 7월 22일부터 9월 21일까지 472개의 공을 던졌다. 리그 전체 불펜 투수들 가운데 최다 투구수 2위(1위는 두산 정철원)다. 팀을 위해서라면 3연투도 자청하는 노경은이고, 지금까지 김원형 감독이 가장 믿는 필승조도 노경은이지만 누적된 피로가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지금 팀 상황이 긴박하다는 것이다. 정규 시즌 우승을 확정하기 위해 매 경기 살얼음판 승부가 계속되는 가운데, 주전 1명이 아쉬운 때다. 뒷문 불안이 길어질 수록 팀의 고민은 깊어진다. 지금까지 잘해왔던 노경은의 힘이 마지막까지 필요한 SSG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