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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마무리 투수라는 보직은 참 어렵고도 외롭다. 잘 막으면 본전, 실점하면 역적이 된다. 데뷔 후 처음으로 '본격' 마무리 투수의 길을 걷는 문승원도 고난의 가을을 겪고 있다.
예상했지만, 그만큼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문승원은 최근 실점 경기가 늘어났다. 매 경기 스스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지난 13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5실점 패전 악몽을 겪었고, 이튿날에는 다시 롯데를 상대로 1이닝 '퍼펙트' 세이브를 챙겼다. 그리고 지난 18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아웃카운트 2개를 잡는 동안 4실점하고 물러났고, 20일 KT 위즈전에서는 수비 실책이 겹쳤지만 끝내 강백호에게 적시타를 맞아 1실점(비자책) 세이브를 기록했다.
근래 마음의 짐이 무거운 문승원에게 김원형 감독은 신뢰를 강조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지금 이 시점에서 문승원이 아닌 다른 투수를 마무리로 낙점하는 것도 쉽지 않다. 정규 시즌 막바지를 향해 가는 현재, 마무리 투수를 다시 교체하면 경기 내외적으로 미치는 여파를 생각해야 한다. 또 지금 불펜에서 문승원보다 구위가 좋은 투수가 있느냐. 여기에 대한 정답도 없다. 유일한 대안이 있다면 노경은 정도지만, 그 역시 부담이 된다.
김원형 감독은 "롯데전에서 5실점한 것은 승원이 본인에게도 많이 충격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다음날 다시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했을 때, 우리 선수들이 모두 더그아웃 앞에 나와서 1구, 1구 목놓아 응원하고 소리 치고 박수를 보내더라. 대단한 광경이었다. 그만큼 다들 믿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이야기 했다.
후퇴하기에는 멀리 왔다. 정규 시즌을 넘어 포스트시즌까지 문승원이 해줘야 할 역할이 크다. 팀 구성원 모두가 그를 믿고 있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