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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챔피언이 살림밑천 포수를 성장시키는 방법이 궁금해?[무로이 칼럼]

이종서 기자

기사입력 2022-09-19 13:54 | 최종수정 2022-09-20 07:00


조대현. 사진제공=KT 위즈

지난 17일 KT 위즈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 9회초 두 번째 포수로 조대현(23)을 기용했다. 8회말 공격 때 5번타자 겸 포수 장성우를 대주자 알포드에 바꿨기 때문에 발생한 포수 교체였다.

이 선수 기용은 경기 후반의 단순한 선수교체로 보이지만 KT 벤치의 결정은 쉽지 않았고 의미있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포수의 성장에 가장 중요한 것은 경험이다"

어느 야구인이 하는 말이다. 하지만 그 경험을 쌓는 것 자체가 포수의 경우 아주 어렵다. 내,외야수라면 라인업중에 한 명정도 신인급 선수가 있어도 다른 선수가 커버하거나 지시를 내고 도와줄 수 있지만 포수는 혼자 해결해야할 일이 너무 많다. 또 포수는 하나의 실수가 승패에 직결된다는 무게감이 크다. 코칭스태프 입장에서는 쉽게 기회를 줄 수 없는 포지션, 그것이 포수다.

조대현의 1군 등록은 이번이 올시즌 5번째였다. 하지만 경기에서 마스크를 쓴 기회는 그 날전까지 1경기 2이닝에 불과. 7월 22일의 한화 이글스전, 0-5로 뒤지고 있는 7,8회뿐이었다. 하지만 17일 경기의 경우 KT가 0-2으로 지고 있는 9회초. 잘 막으면 9회말에 끝내기 기회를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로 추가실점을 하면 패색이 짙게 드리워지는 타이트한 상황이었다. 실점했을 경우 '역시 장성우를 바꾸지 않았으면 좋았었다'는 후회가 나올 수 있는 장면이었다.

프로 5년째로 지난 7월의 한화전이 1군 첫 마스크였던 조대현은 자신의 장점을 이렇게 말한다. "저는 머리를 쓰고 야구를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계속 볼 배합을 공부하고 있고 그것이 장점입니다."

그런 조대현에게 스즈키 후미히로 퓨처스 배터리코치는 이런 말을 걸었다고 한다. "2군(퓨처스리그)의 투수들은 제구력이 좋지 않아 자기가 생각하는 볼 배합대로 못 하더라도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즉 조대현의 경우 1군 무대가 아니면 자기가 생각하는 장점을 발휘할 기회가 없다는 이야기다.

조대현이 포수로서 출장한 17일 9회초 롯데의 공격은 6번 고승민, 7번 김민수, 8번 정보근으로 이어지는 타순이었다. 그 때 조대현의 선택은 고승민과 대결한 투수 김민수에게는 체인지업 3개를 연속으로 요구해 결과는 1루수 땅볼. 투수가 이채호로 바뀌자 7번 김민수에게는 먼저 직구 4개를 요구했다가 7구째는 커브로 1루수 플라이로 아웃을 잡았다. 투아웃 이후 정보근에게는 낮은 코스의 커브 2개로 쉽게 투스트라이크를 잡고 파울볼 뒤 4개째의 낮은 직구로 루킹 삼진. 삼자 범퇴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그 날의 리드에 대해 조대현은 "타이트한 상황에서는 투수가 가장 잘 던질 수 있는 구종을 사인으로 내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9회말 공격도 있었기 때문에 수비를 깔끔하게 막아야 분위기를 내주지 않고 기세를 이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 조금 더 공격적으로 볼배합을 가져갔습니다" 라고 말했다. 이번은 결과가 좋았지만 만약에 안 좋더라도 조대현에 있어서 의미가 있는 출장이었다. 이것이 바로 '포수의 성장에 필요한 경험'이다.

이것은 KT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순위 경쟁을 하는 팀은 포수에게 기회를 주는 것은 아주 어렵다. '포수를 키우면서 이긴다.' 프로야구 팀이 항상 짊어져야하는 어려운 과제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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