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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아 '수크라이'라 불리는 남자.
5회까지는 그야말로 완벽했다. 4사구 없이 단 2안타 무실점. 투구수는 단 48구였다. 4,5회는 각각 5구 만에 이닝을 마쳤다.
완봉 페이스. 올시즌 최고 피칭이 완성되나 했다.
6회초. 갑자기 수아레즈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하위타선에 연속 안타와 볼넷으로 무사 만루. 1번 류지혁에게 풀카운트 승부 끝에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악몽의 시작이었다. 고종욱 나성범 소크라테스에게 3연속 적시타를 허용하며 4-4 동점. 여전히 이어진 무사 만루에서 최형우의 땅볼 때 3루주자가 홈을 밟아 순식간에 4-5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벤치의 인내심은 거기까지 였다. 우규민으로 교체가 이뤄졌다.
선발 5⅓이닝 7안타 2볼넷 3탈삼진 5실점. 2.40이던 평균자책점은 2.61로 치솟았다.
모두를 당혹케 한 갑작스러운 난조. 한두점 차 승부 속에서도 꿋꿋했던 수아레즈. 그는 왜 갑자기 무너진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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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말) 이닝이 길어진 것도 있었고, 아무래도 좀 타이트한 경기 흐름에서 갑자기 점수가 나면서 자기도 좀 쉽게 가보자라고 생각했던 게 독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친구는 타이트한 경기에서 더 많이 던져야 될 거 같다"며 웃었다.
5회말 빅이닝 후 클리닝 타임.
긴 휴식이 리듬과 템포에 악영향을 미쳤다. 5회까지 숨 돌릴 새 없이 타자를 몰아세우던 템포가 살짝 흔들렸다.
전담 포수가 바뀐 여파도 추정해볼 수 있다. 줄곧 배터리 호흡을 맞추던 김재성이 이날 갈비뼈 쪽 통증으로 말소되면서 김태군이 마스크를 썼다. 5회까지와 템포가 달라졌던 6회 생소함 속에 자신의 호흡으로 돌아오는 데 실패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내년 시즌 뷰캐넌을 넘어 삼성의 에이스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세세한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