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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자청 했어요" '쌍방울' 전설의 배터리가 만났다[인천 현장]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2-09-18 16:10 | 최종수정 2022-09-18 16:10


박경완 전 코치(가운데)와 김원형 감독. 사진제공=SSG 랜더스

[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쌍방울 레이더스' 전설의 배터리가 인천에서 오랜만에 만났다.

1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SSG의 경기. 이날 특별한 행사가 준비돼 있었다. KBO 40주년을 맞아 선정한 '레전드 40인' 중 '명포수' 박경완에 대한 시상식이 이날 경기 도중 열렸다.

KBO리그 역사상 가장 완벽한 포수이자 SK 와이번스의 영구결번 포수인 박경완은 전문가 투표와 팬 투표를 합산한 '레전드 40인' 투표에서 23위를 차지했다.

지금은 SK 와이번스가 아닌 SSG 랜더스지만, 여전히 팀과 인연이 깊은 박경완에 대한 시상식이 이날 인천에서 열렸다. '레전드 40인'에게는 5회 클리닝 타임때 특별 영상과 구단 측 기념 선물, 트로피 그리고 양팀 선수단 대표의 꽃다발 전달과 사진 촬영이 있다. 보통 SSG의 경우, 기념 선물(기념 동판)과 트로피를 민경삼 대표이사가 전달했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다른 사람(?)이 나섰다.

바로 김원형 감독이다. 너무나 잘 알려져있지만, 박경완과 김원형의 오랜 우정은 평생에 걸쳐 '현재진행형'이다. 전주 출신인 두 사람은 초등학생때부터 함께 야구를 해오며 우정을 쌓아왔다. 그리고 지역 연고팀인 쌍방울 레이더스에 입단해 함께 프로 생활을 시작했고, 김원형은 레전드 투수로, 박경완은 레전드 포수로 성장했다.

쌍방울을 떠나 SK에서도 한솥밥을 먹었고, 20년이 넘게 투포수로 배터리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지금은 김원형이 SSG 사령탑이 됐고, 박경완은 2020년 SK 감독대행을 끝으로 프로 지도자 생활은 잠시 멈춰있다. 박경완은 현재 아시안게임 대표팀 배터리코치를 맡고 있어 지금은 얼굴을 자주 볼 기회가 없다.

김원형 감독은 "오랜만에 얼굴을 보게 됐다. 경완이가 레전드에 선정된 특별한 날이니만큼 내가 직접 주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다"며 웃었다.

경기 도중이었지만 김원형 감독은 직접 그라운드에 나와 트로피를 전달했고, 두 사람은 가벼운 터치로 서로를 격려하며 눈인사를 나눴다. 박경완은 마이크를 잡고 팬들에게 "우리 SSG가 1등을 하고 있지만 후반기에 조금 안좋은 상황인데, 힘내라고 우리 팬여러분들의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 제가 20년 동안 인천야구를 하면서 떠날때 팬 여러분들께 아무 말도 못하고 떠났는데, 이 자리를 빌어 너무 감사했고 미안했고 행복했다고 전하고 싶다"며 감사 이사를 남겼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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