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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온 자체로 감사" SSG도 고맙다, 이렇게 잘던져서[부산 인터뷰]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2-09-14 23:09 | 최종수정 2022-09-15 00:10


2022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SSG 모리만도가 사인을 내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09.14/

[부산=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한국에 올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사실에 너무 행복하다."

SSG 랜더스 숀 모리만도는 성공적인 대체 선수 계약 사례다. SSG는 전반기 내내 고민이 많았다. 윌머 폰트는 MVP급 페이스로 압도적 호투를 이어갔지만, 이반 노바의 성적은 냉정히 기대에 못미쳤다. 몸 상태까지 따라주지 않으면서 결국 교체를 택했다.

당초 SSG 구단은 "대만은 아닌 미국쪽에서 뛰던 투수들을 보고 있다"고 했지만, 선택은 대만리그에서 뛰고있던 모리만도였다. 미국 출신인 모리만도는 2016년에 빅리그 첫 발을 뗐으나 줄곧 마이너리그에 있었고, 2021시즌 막바지에 중신 브라더스와 계약하면서 대만으로 향했다. 그리고 올해도 대만에서 호투를 펼치던 그는 SSG의 영입 대상이 됐다.

시즌 도중 영입. 그리고 메이저리그 커리어가 거의 없는 투수. 반신반의였지만, 결과는 현재까지 대성공이다. 모리만도는 SSG 합류 후 등판한 9경기 중 2경기만 빼고 나머지 7경기에서 6이닝 이상을 던졌다. 그마저도 5회 이전에 강판된 경기는 단 한번 뿐이다. KBO리그 타자들에 대한 데이터가 전무한 상태부터 출발했지만, 적응을 마칠 수록 점점 더 좋은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팀이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등판한 14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도 모리만도는 7⅔이닝을 1실점(비자책)으로 이끌며 승리투수가 됐다. 벌써 6승(1패)이다.

모리만도는 "8이닝을 채우고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애초에 두명의 타자만 잡고 내려오려고 했다. 우리 불펜 투수들을 믿었고, 팀이 이기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욕심내지 않았다. 팀이 이겼다는 사실이 가장 중요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실 바로 직전 등판인 9월 8일 인천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3⅓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다. 홈런 2방을 허용한 것이 뼈아팠고, 4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내려와야 했다. 모리만도는 "그šœ는 1회를 빼놓고 모든 게 다 잘 안됐다. 좌우 제구가 잘 되지 않으면서 힘겨웠고, 상대가 아닌 내 스스로와 싸우는듯한 경기였다. 그 경기가 끝나고 일주일의 시간 동안 많은 분석을 거쳤고, 다행히 오늘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안도했다.

대만과의 차이점도 분명하게 느꼈다. "대만에서 좋은 경험을 많이했고, 그 결과들이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그는 "대만과 한국 모두 타자들이 적극적인데, 한국 타자들이 좀 더 선구안이나 참을성이 뛰어나다. 대만 타자들은 매우 공격적인 반면 한국 타자들은 실투를 던졌을때 놓치지 않고, 유인구를 계속 던지면 속지 않는다. 대만에서 타자들을 상대할때 일관성 있게 던지는 법을 배웠고, 한국에서 그 부분을 잘 활용하고 있다"면서 아시아야구에 대한 경험이 올해 효과를 보고있다고 설명했다.

모리만도는 "한국에 와서 너무 행복하고, 여기에 올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사실 자체로 너무 감사하고 있다"면서 "대만에서도 우승을 했고(중신은 지난해 타이완시리즈 우승팀이다), 마이너리그에서도 우승 경험을 해봤다.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아있으니 매 경기가 중요하다. 지금의 힘든 시간을 함께 이겨내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다짐했다.


부산=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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