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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연 인터뷰]전반기 부진 홈런 욕심 때문인 것 같고요, 1,2,3루수에 외야수 출전…신경 안 쓰려했는데 몸이 다르게 반응, 이민호 상대 9타수 6안타 LG전 잘 풀려요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22-09-05 09:31 | 최종수정 2022-09-05 10:52


4일 대전야구장에서 만난 김태연은 "남은 경기에서 100안타를 채우고 싶다" 했다. 대전=민창기 기자

김태연은 최근 경기중 슬라이딩을 하다 유니폼이 찢어져 다리를 다쳤다. 대전=민창기 기자

한화 이글스 김태연(25)은 전반기와 후반기가 완전히 다른 선수다. 전반기 67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1푼6리(236타수 51안타) 5홈런 29타점 27득점 출루율 0.292 장타율 0.297을 기록했다. 주축타자 역할을 기대했는데 부진이 깊게, 오래 갔다. 4,5월에는 타율이 1할대를 맴돌았다. 지난 5월 중순, 열흘간 2군까지 갔다왔다.

그런데 후반기에 완전히 살아났다. 4일 NC 다이노스전까지 28경기에서 타율 3할8리(91타수 28안타) 3홈런 15타점 13득점. 이 기간 출루율이 0.413, 장타율이 0.473이다. 109타석에서 볼넷 15개를 골랐다.

3루수가 주 포지션인데 1,2루수에 우익수까지, 참 여러 포지션을 오갔다. 그만큼 팀에 꼭 필요한 선수고, 쓰임새가 다양한 전력이다.

"지금 타격감이 괜찮고요. 전반기보다 좋아진 건 잘 칠 수 있는 코스의 공만 치다보니 그런 것 같아요. 모든 공을 다 치려고 하면서 안 좋은 공에 자꾸 손이 나갔어요. 그래서 안 좋았던 것 같아요."

올 시즌 2번부터 9번까지, 1번 빼고는 모든 타순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일 키움 히어로즈전에는 4번-3루수로 나서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올해 4번으로 나선 2경기에서 7타수 4안타를 쳤다.

"4번 타자로 나간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어요. 평소에 하던대로 해요. 네 번째 타자로 나간다는 생각으로 해요."

시즌 초반 왜 그렇게 안 된걸까.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 해 말 합류한 김태연은 지난 시즌 후반기 53경기에서 타율 3할1리(176타수 53안타) 3홈런 34타점을 올렸다. 노시환 정은원 등과 함께 이글스 타선의 주축타자로 기대를 키웠다.

"저도 설명이 좀 안 돼요. 계속 멘탈이 무너졌어요. 비 시즌에 스윙 매커니즘에 변화를 주려고 했는데 잘 안 된 것 같기도 하고요. 여러가지가 겹쳐서 그런 결과가 나온 것 같아요."


선수 본인도, 팀도 실망이 컸다.


한화 김태연.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4일 NC전 3회 적시타를 터트린 김태연.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지난 해 200타석 넘게 나가 홈런을 3개 밖에 못쳤거든요. 더 치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치

려는 욕심이 크다 보니까 안 좋은 공도 손이 많이 나갔어요."

여러 포지션을 오간 게 타격에 영향을 안 줄 수가 없다. 그는 "외야수로 나가기도 하고 여러 포지션을 오갔는데 신경을 최대한 안 쓰려고 했어요. 그런데 마음만으로는 안 되는 것 같더라고요. 몸이 그렇게 반응을 한 것 같아요. 원래 하던 게 아니다보니 더 긴장했고요"라고 했다.

핵심타자 노시환이 주전 3루수다보니 멀티 포지션을 소화하게 됐다. 요즘 그는 외야수로 나가지 않고, 1,2,3루수와 지명타자를 오간다.

"2루수를 볼 때와 3루수와 1루수로 있을 때 타구 방향, 각이 다르잖아요. 솔직히 3루와 1루보다 2루에서 공이 더 잘 보이긴 해요. 그렇다고 더 부담되거나 불편한 포지션은 없어요."

선수마다 잘 풀리는 상대가 있다. 김태연에게 올 시즌 LG가 그랬다.

"LG 경기 때 마음이 편하거나 그런건 아닌데 잘 풀려요. 이민호 선수를 상대로 잘 쳤거든요. 그래서 LG전 타율이 좋게 나온 것 같아요."

올해 LG와 경기에서 30타수 13안타, 타율 4할3푼3리 7타점 4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이민호에 강했다. 9타수 6안타를 쳤다.

"우리 팀이 많이 처져있지만, 잘 하다가 1,2점 차로 내준 경기가 많아요. 타이트한 경기에서 조금 더 집중한다면 더 좋은 팀이 될 것 같아요. 뒤집는 경기도 많아질 거고요."

올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를 꼽아달라고 했다. 7월 29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을 이야기 했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다. 1-2로 뒤지던 7회말, 역전 2점 홈런을 때렸다. 상대투수가 김지용이었다. 아쉽게도 팀은 재역전패를 했다.

"일단 타석에 나가면 최대한 배트 중심으로 때리려고 해요. 그래야 강한 타구가 나오거든요."

그는 자신의 장점으로 화려하지 않지만 기본에 충실한 수비(지금은 잘 모르겠다고 했다), 나쁜 공을 잘 골라내고 좋은 공을 때려 강한 타구를 만드는 능력이라고 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심적인 부담을 덜어낸 게 좋은 모습으로 이어진 것 같다. 그동안 누구보다 굉장히 열심히 연습을 했고, 힘들었던 걸 알기 때문에 너무 기쁘다"고 했다.

"남은 26경기에서 최대한 많이 이겨 (한화)최악의 시즌이라는 말이 안 나오게 하고 싶어요. 지금까지 79안타를 쳤는데 100안타를 채우고 싶고요."

김태연은 4일 NC전에 5번-3루수로 선발출전했다. 2회말 선두타자로 볼넷을 골라 나갔다. 2-1 역전으로 이어진 출루였다. 3회말에는 좌중월 1타점 2루타를 터트렸다. 이번 시즌 13번째 2루타였다. 7회말에는 다시 볼넷으로 나가 득점까지 했다. 1안타 1타점 2득점 2볼넷.


대전=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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