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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지금" 학폭 재판 불똥, 신인 드래프트에 튀나[SC핫포커스]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2-08-31 22:13 | 최종수정 2022-09-01 07:07


2021년 KBO 신인 드래프트 현장.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논란에 휘말리고 싶은 구단은 한 곳도 없다.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재점화된 논란에 모두가 노심초사다.

30일 두산 베어스 이영하와 LG 트윈스 김대현(현재 군 복무)이 특수폭행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내용은 지난해 2월 논란이 됐던 두 사람의 고교 시절 학교 폭력 가해 여부다. 이영하와 김대현은 선린인터넷고 동기동창생이다. 두 사람의 야구부 후배인 A씨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재학 시절 야구부 선배였던 이영하, 김대현에게 지속적인 괴롭힘과 가혹 행위,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A씨가 언론사와 인터뷰를 하면서 상세한 내용이 알려져 큰 논란이 일었었다.

이후 잠잠했지만, 지난해 A씨 측이 스포츠윤리센터에 두사람을 신고했고, 경찰 조사 후 검찰에 해당 내용이 송치되면서 논란은 재점화 됐다. 이영하는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군 복무 중인 김대현은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A씨는 피해 사실을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고, 이영하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기소된 내용에 대해 충분히 소명 가능하다. 공소 시효가 얼마 남지 않아 검찰 측에서 피해자 조사 이후 빨리 기소를 한 것 같다. 재판에서 충분히 소명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상태다.

재판 결과와는 별도로, 2023년도 신인 드래프트를 코 앞에 둔 10개 구단은 다시 '긴장' 모드다. 이미 여러 구단이 소속 선수 혹은 입단 예정 선수의 과거 학교 폭력 문제로 크고 작은 홍역을 앓았다. 가장 관심을 받는 대상은 단연 김유성(고려대)이다. 김유성은 과거 NC 다이노스의 1차 지명을 받았다가 지명 직후 학교 폭력 논란에 휘말리면서 지명 철회를 당하기도 했다. 당시 프로 직행의 꿈이 무산된 김유성은 차치하고 NC구단도 피해자였다. NC는 사실상 1차지명권을 그냥 날린 셈이 됐다.

올해 KBO 신인 드래프트는 9월 15일에 열린다. 올해부터 지역 연고 1차 지명이 사라지고, 전면 드래프트가 부활하기 때문에 대어급 선수들을 어느 구단이 데리고 가느냐가 초미의 관심사이다. 이런 와중에 다시 학교 폭력 과거 꼬리표에 대한 경계가 커졌다.

대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김유성은 '얼리' 신분으로 드래프트 참가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1군 즉시 전력감이라고 판단을 받는 기량이 좋은 투수이기 때문에 실력만 보면 1라운드 지명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과거가 그의 발목을 잡는다. 징계는 모두 소화해 그가 프로에 입단해서 뛰는데 제도적 제약은 없다. 그러나 아직 피해자 측과 합의가 된 상태가 아니라는 변수가 남아있다. 구단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다.

뿐만 아니라 알려지지 않은 학교 폭력 가해 의혹에 휩싸인 선수들을 지명하게 될 수도 있다는 부담 역시 구단들에게 작용한다. 이미 여러 차례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최근 몇몇 구단에 입단한 신인 선수들 가운데 과거 학교 폭력 의혹을 받는 이들이 존재했다. 조용히 묻힌 케이스도 있지만, 알음알음 해당 내용이 알려진 선수들도 있었다. 최근 논란으로 여론이 예민해진 상태에서 문제가 될 소지가 발생한다면 구단이 큰 악재를 떠안게 된다.

지금까지는 여유를 보이며 관망 상태였던 일부 구단들도 경계 태세를 가동했다. 신인 지명은 구단의 백년대계다. 장외 논란으로 지명권을 날리는 불상사는 없어야 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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