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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김택형, 일부러 못던지는 것도 아닐텐데….
문제는 선발 이태양이 또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태양은 이날 등판 전까지 선발로 등판한 8경기 중 4경기 잘 던지고도 승리를 얻지 못했다. 이태양은 승리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불펜이 흔들려 경기가 뒤집어진 것이다.
그래서 이날 이태양 등판에 더욱 관심이 쏠렸다. 특히, 이태양은 이번 시즌 팀 사정상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쉽지 않은 '마당쇠' 역할을 해주고 있다. 올시즌만 마치면 자유계약(FA) 신분이다. 개인 욕심을 내야 하는 상황에, 늘 팀만 강조한다. 그런데 승수가 4승에서 늘지 않고 있다. 10승 투수와 그렇지 않은 투수는, FA 시장에서의 가치가 천지차이가 될 수 있으니 이태양 입장에서는 천불이 날 수밖에 없다. 만약 승리가 가능했던 5경기 중 3승만 더했어도 벌써 7승이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유독 이태양 선발 경기에서 블론 세이브를 많이 기록했던 김택형이었다. 지난달 4일 한화 이글스전 충격의 블론 세이브로 호투한 이태양이 울었었다. 이 경기를 시작으로 이태양의 불운이 시작됐다.
지난해에도 두 차례나 이태양 선발 경기 블론 세이브로 울었다. 지난달 10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가까스로 이태양의 승리를 지켜준 뒤 "오늘도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며, 유니폼과 글러브 다 마운드에 내려놓고 나오려고 했다"며 긴장감, 미안했던 마음을 표현했었다.
자신과의 악연도 있고, 최근 워낙 승운이 없어 김택형 입장에서는 9회가 아닌 8회여도, 3점차 상황이었음에도 엄청난 긴장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여파가 경기력으로 드러나고 말았다. 선발 10경기 평균자책점 2.70, 그런데 4승에 머물고 있는 이태양은 김택형의 투구를 지켜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