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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음악게임 알아?" 20홈런 포수의 긍정적 영향력. 길잃은 23세 유망주에 던진 꿀팁 [광주포커스]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06-08 09:10 | 최종수정 2022-06-08 10:51


KIA 박동원(왼쪽), 김석환. 스포츠조선DB

[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호랑이로 거듭난 박동원(32·KIA 타이거즈)이 후배를 위한 눈높이 교육에 나섰다.

7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 이날 LG 트윈스와의 경기가 취소되기전, KIA 선수들은 훈련에 여념이 없었다.

박동원은 남다른 친화력을 뽐냈다. 나성범 등 KIA 선수들부터 이범호 타격코치까지, 그라운드 곳곳을 누비다 잠시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박동원. 이때 유망주 김석환(23)이 그를 찾아왔다.

김석환은 시즌전 시범경기에서 맹타를 휘둘렀지만, 정규시즌 성적은 타율 1할4푼8리(61타수 9안타)에 불과하다. 4월에는 홈런를 기록하는 등 가능성을 뽐냈다. 하지만 5월 이후 단 한개의 안타도 치지 못하고 있다. 컨디션을 가다듬기 위해 한차례 2군을 다녀왔지만, 눈에 띄는 성과는 없는 상황.

김석환을 박동원에게 보낸 건 이 코치였다. 김석환은 박동원에게 "배트 중심에 잘 맞추는 법을 알려주실 수 있나요?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동그랗게 뜬 눈과 굳은 얼굴이 사뭇 진지했다.

답하기 난감한 질문. 박동원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 어떻게 해야 쉽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윽고 그는 엉뚱한 말을 꺼냈다.

"너 음악게임 알아? 해봤어?"


나성범(오른쪽)과 이야기를 나누는 박동원.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06.07/
박동원은 음악 리듬에 맞춰서 딱딱 맞는 키를 쳐야하는 게임에 타격을 비유한 것. 박동원은 "타격도 똑같아. 타이밍이야"라는 말과 함께 직접 타격 시연을 해보였다.


박동원은 고교 시절부터 랭킹 1위 포수로 꼽혔고, 프로 데뷔 이후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통해 근육질 거구로 변신했다. 2014년 주전 마스크를 꿰찬 이후론 2할대중후반의 타율에 한방을 갖춘 포수로 거듭났다. 6시즌이나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했고, 특히 지난해에는 생애 처음으로 20홈런을 넘겼다(22개).

올해도 벌써 홈런 7개로 야시엘 푸이그(키움 히어로즈) 최 정(SSG 랜더스) 양의지(NC 다이노스)와 함께 이부문 공동 15위에 올라있다. 특히 4월 24일 KIA로 이적한 이후 6개를 쏘아올렸다.

KIA는 올해 황대인이 잠재력을 터뜨리며 4번타자 1루수로 자리잡았고, FA로 영입한 나성범-외국인 선수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함께 클린업트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이에따라 당초 1루수 후보로 꼽혔던 김석환은 외야수로 변신중. 하지만 가능성을 믿는 김종국 KIA 감독은 김석환에게 꾸준히 1군 기회를 주고 있다.

박동원의 조언이 김석환에게 얼마나 와닿을 수 있을까. 적어도 박동원이 KIA 입장에선 기대 이상의 가치를 보여주고 있음은 분명한 것 같다.


광주=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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