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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저 때문에 더운데 계속 서 있다 보니…."
직전 등판이었던 24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3⅓이닝 6실점으로 부진한 뒤 반등 발판을 마련한 만큼, 더욱 승리가 값졌다.
승리투수가 된 달콤함도 오랜만이었다. 곽 빈의 시즌 첫 승은 지난달 12일 KT 위즈전. 두 번째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47일이 걸렸다.
우여곡절 끝에 승리를 따냈지만, 곽 빈은 기쁨보다 아쉬움이 앞섰다. 2안타로 상대 타선을 막았지만, 볼넷 5개가 마음에 걸렸다.
곽 빈은 "내가 잘한 것보다 운이 좋았다. 지난 경기에서 좋지 않아서 이어질까봐 불안했었는데 결과가 괜찮아서 다행"이라고 밝혔다.
볼넷 5개에 담은 아쉬움에는 동료를 향한 미안함이 깔렸다. 곽 빈은 "지난 경기(24일 한화전)에서는 몰리는 공이 많아 맞아도 된다는 생각으로 가운데 보고 던졌는데, 그렇게 안 되더라. 그러다보니 볼이 많아졌다"라며 "야수 형들에게 미안했다. 나 때문에 더운데 계속 서있었다. 타격 집중도 안 됐을 것이다. 죄송한 마음 뿐"이라고 이야기했다.
특히 무더운 날 무거운 장비를 차고 함께 호흡을 맞춘 포수 박세혁에게는 더욱 마음이 무거웠다. 경기 후 곽 빈은 박세혁에게 고맙다는 뜻으로 조용히 다가가 하이파이브를 한 차례 추가로 하기로 했다. 곽 빈은 "(박)세혁이 형이 가장 많은 고생을 한다. 힘들텐데 계속 신경 써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자신의 뒤를 지켜준 불펜진에게는 고마움을 전했다. 곽 빈은 "(정)철원이, (김)명신이 형, (홍)건희 형 다 고맙다. 특히 철원이가 열심히 응원해주셔서 좋은 결과가 나온 거 같다"고 밝혔다.
곽 빈은 이어 "정재훈 코치님께서 잘 던지고 있다고 해주시고, (최)원준이 형도 옆에서 승리가 뭐가 중요하냐. 경기 결과가 좋으면 어차피 승리는 따라온다고 해주셔서 승리에 대해서는 큰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라며 "이번 등판을 통해서도 하나 배웠다. 볼넷 5개를 줘도 무실점을 할 수 있었다. 안 좋게 생각하기보다는 좋게 생각하는 게 맞는 거 같다"고 과정에 좀 더 신경을 쓰겠다는 뜻을 전했다.
창원=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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