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무로이칼럼]도쿄올림픽 일본과의 준결승, 최일언 코치 후회 "그때 말했어야..."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22-05-09 16:45 | 최종수정 2022-05-10 05:30


◇지난해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 최일언 투수코치(왼쪽)와 LG 고우석. 스포츠조선DB

올해 9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아시안게임 연기가 지난 6일 발표됐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코칭스태프 미팅을 준비중이었다. 갑작스런 대회 연기 결정이 내려졌다.

류중일 감독이 이끌 아시안게임 한국대표팀 코치진 중 단 한 명만 직전 국제대회인 도쿄올림픽을 경험했다. 최일언 투수코치다. 지금 한국대표팀에 뭐가 필요한 지 누구보다 피부로 절감하고 있는 최 코치에게 향후 한국대표팀에 대해 들었다. 최 코치는 먼저 선수선발의 어려움과 중요성을 말했다.

"도쿄올림픽 때는 에이스 역할을 할 투수가 부족했지만 선발형 투수를 많이 모으는 쪽으로 주력했다. 출장한 모든 투수도 자기 역할을 열심히 했지만 상황에 맞는 투수 기용을 못 했다는 아쉬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원래 뽑은 투수 중 한현희(키움)의 이탈이 컸고 또 중간에 맡길 수 있는 좌완 투수 공백도 느꼈다".

최 코치는 코칭스태프의 실전 감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아시안게임이 9월에 정상적으로 열릴 경우 그 직전인 8월쯤 2군경기에서 대표팀 코치진이 대리로 경기를 지휘할 기회를 부탁하려 생각하고 있었다."

이것은 필자가 작년 8월 10일 본 칼럼에서 지적한 부분이다.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일본 대표팀 이나바 아쓰노리 감독은 전임 감독이어서 실전 감각과 경험 부족을 걱정해 시즌 성적과 무관한 2군경기에서 팀을 몇 차례 지휘했다.

최 코치는 "(류 감독과) 내가 속한 LG 등 어느 팀이 돼도 좋다. 2, 3경기 정도 그런 기회가 있으면 대회 준비에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 고 말했다.

또 최 코치는 코치진의 조화와 관련해 도쿄올림픽 때의 판단 후회도 말했다.


준결승 일본전 2-2로 맞이한 8회말 장면이다. 1사후 6번타자 야나기타 유키가 좌전안타로 출루. 7번 곤도 겐스케의 2루 땅볼로 1루주자는 2루에서 아웃. 타자 주자가 1루에 남았다. 8번 무라카미 무네타카의 초구가 포일로 2사 2루가 됐었을 때다.

"코치들 사이에서 '무라카미를 고의4구로 보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1루가 비어 있고 무라카미와 다음 타자의 가이 다쿠야를 비교했을 때 당연한 선택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때 던지고 있던 고우석(LG)의 심정을 생각했을 때 2사 1,2루로 가이와 대결하는 것 보다, 2사 2루로 무라카미와 대결하면 과감하게 던질 수 있었지 않았을까. 2사 2루라면 볼넷을 줘도 된다. 고우석은 무라카미와 힘과 힘 대결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 코치는 이 이야기를 감독이나 다른 코치들에게 말할 기회를 놓쳤다. "무라카미와 대결해서 맞았을지도 모르겠지만 만약 무라카미를 아웃시키면 9회는 9번 가이부터 시작하니까 9회에 던질 투수도 한결 편하게 시작할 수 있었다."

실제 결과는 무라카미 고의4구, 가이도 볼넷으로 2사 만루가 되고 1번 야마다 데쓰토가 3타점 2루타를 쳐 5-2가 됐다. 결국 한국은 패배하고 일본이 승리했다.

올해 9월 아시안게임은 아쉽게도 연기됐지만 내년 3월에 열릴 예정인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을 일찍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코치진의 구성, 선수선발, 평가전을 포함한 실전감각을 키우는 것 등 승리를 향한 준비는 많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