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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아버지와 달리 수퍼스타로는 성장하지 못했다. 하지만 서른까지 리그에 살아남았고, 자기만의 역할을 해주는 선수가 됐다.
올시즌 성적은 타율 2할4푼4리, OPS(출루율+장타율) 0.660. 기대했던 거포로서의 성장은 여의치 않지만, 수비에서도 실책없이 안정된 포구로 팀 승리에 보탬이 됐다.
이날 해설위원으로는 이순철, 김동수 위원이 나섰다. 중계진은 이성곤을 가리켜 "모르는 선수"라며 농담을 했고, 이순철 위원은 "내가 뭐라 말하기 어렵다"며 아버지의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 위원은 "타격은 선구안과 투구 인식, 스윙 궤적"이라고 정의한 뒤 "이성곤은 예전보다 선구안이 많이 향상됐다. 공을 잘 고른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투구 인식이 아직 부족하고, 그러다보니 스윙 궤적에도 문제가 있다. 그러니 컨택이 안되는 것"이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이 위원은 "공을 잘 보고 골라내도, 막상 투수의 실투가 들어왔을 때 헛스윙하는 경우가 많다. 조금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맞추는 능력을 향상시켜야한다. 정확도를 높여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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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곤이 한화에서 주전급 선수로 활약하면서 눈에 띄게 좋아진 기록이 바로 타석당 투구수다. 2020년 이성곤의 타석당 투구수는 3.69개로, 150타석 이상 출전한 타자들 중 103위였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이 부문 1위 정은원(4.47개)에 버금가는 수준의 4.27개로 급격히 향상됐다. 급기야 올해는 규정타석을 소화한 10개 구단 야수 전체를 통틀어 4.90개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용규놀이' 키움 히어로즈 이용규(4.46개) 선구안으로 이름난 롯데 정 훈(4.39개) 등을 모두 뛰어넘은 수치다.
아직까지 확고한 주전이라곤 말할 수 없다. 기대와 달리 체격에 걸맞는 장타력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꾸준한 노력으로 클래스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아버지도 내심 뜨겁게 응원할 이성곤의 성장이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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