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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에 문제 있다" 어느덧 서른. 아들도 피하지 못한 '모두까기' 비판 [부산초점]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04-20 08:20 | 최종수정 2022-04-20 08:31


한화 이성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2.04.05/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아버지와 달리 수퍼스타로는 성장하지 못했다. 하지만 서른까지 리그에 살아남았고, 자기만의 역할을 해주는 선수가 됐다.

한화 이글스 이성곤은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 7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장했다.

이날 성적은 2타수 무안타 1타점 2볼넷. 2차례 출루가 착실하게 팀 득점으로 이어졌고, 6회 1사 1,3루에서는 내야땅볼로 타점까지 올렸다.

올시즌 성적은 타율 2할4푼4리, OPS(출루율+장타율) 0.660. 기대했던 거포로서의 성장은 여의치 않지만, 수비에서도 실책없이 안정된 포구로 팀 승리에 보탬이 됐다.

이날 해설위원으로는 이순철, 김동수 위원이 나섰다. 중계진은 이성곤을 가리켜 "모르는 선수"라며 농담을 했고, 이순철 위원은 "내가 뭐라 말하기 어렵다"며 아버지의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내 '모두까기' 본능이 발동했다. 아버지와 아들 모두 피해갈 수 없는 운명이었다.

이 위원은 "타격은 선구안과 투구 인식, 스윙 궤적"이라고 정의한 뒤 "이성곤은 예전보다 선구안이 많이 향상됐다. 공을 잘 고른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투구 인식이 아직 부족하고, 그러다보니 스윙 궤적에도 문제가 있다. 그러니 컨택이 안되는 것"이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이 위원은 "공을 잘 보고 골라내도, 막상 투수의 실투가 들어왔을 때 헛스윙하는 경우가 많다. 조금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맞추는 능력을 향상시켜야한다. 정확도를 높여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화 이성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2.4.17/

이성곤이 한화에서 주전급 선수로 활약하면서 눈에 띄게 좋아진 기록이 바로 타석당 투구수다. 2020년 이성곤의 타석당 투구수는 3.69개로, 150타석 이상 출전한 타자들 중 103위였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이 부문 1위 정은원(4.47개)에 버금가는 수준의 4.27개로 급격히 향상됐다. 급기야 올해는 규정타석을 소화한 10개 구단 야수 전체를 통틀어 4.90개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용규놀이' 키움 히어로즈 이용규(4.46개) 선구안으로 이름난 롯데 정 훈(4.39개) 등을 모두 뛰어넘은 수치다.

아직까지 확고한 주전이라곤 말할 수 없다. 기대와 달리 체격에 걸맞는 장타력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꾸준한 노력으로 클래스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아버지도 내심 뜨겁게 응원할 이성곤의 성장이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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