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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코멘트]"저는 진짜 괜찮습니다." 오랜만에 선발 출전인데 후배에게 양보한 주장의 품격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2-04-17 14:57


2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2022 KBO리그 개막전 KT와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 전 우승 반지 수여식 행사가 열렸다. 우승반지를 손가락에 낀 박경수와 이강철 감독. 수원=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04.02/

[부산=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주전을 뺏길 수도 있는데 오히려 후배의 등을 떠밀었다.

KT 위즈의 17일 롯데 자이언츠전 선발 라인업이 조금 이상했다. 있어야 할 이름이 안보인 것. KT 이강철 감독은 전날 "내일은 박병호도 들어가고 박경수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박경수의 이름이 선발 라인업에 없었고 그 자리에 오윤석이 있었다.

이 감독은 웃으며 "(박)경수가 (오)윤석이가 잘 치고 있으니 계속 나가야 한다라고 하더라. 자기는 지금 안나가도 된다며 진짜 괜찮다고 말했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주전 2루수인 박경수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선발과 대타, 대수비 등으로 꾸준히 출전을 했지만 이번주엔 두산 베어스와의 주중 경기엔 나서지 않았다. 부산에 내려와서도 15일엔 벤치에서 쉬었고, 전날엔 9회초 대타로 출전하며 다음날 출전을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타격 성적은 좋지 않다. 12타수 1안타로 타율이 8푼3리에 머물고 있다.

올시즌엔 주로 오윤석에게 선발 자리를 내주는 날이 더 많았기에 선발 출전이 보장된 날이 소중할 수 있는 상황.

그런데 먼저 나서서 좋은 컨디션을 보이는 후배의 출전을 말했다. 전날 5연패를 끊었고, 오윤석이 2루타를 2개 치면서 좋은 흐름을 보인만큼 그 분위기를 이어나가길 바란 것이다. 오윤석은 올시즌 타율은 2할3푼5리로 그리 높은 편은 아니지만 지난 14일 두산전과 전날 롯데전서 2안타씩을 치며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었다.

팀 승리를 위해 보장된 자신의 출전도 마다하고 잘 치는 후배에게 선발 자리를 내줬다. KT의 원팀 문화다.
부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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