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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키움 루키 박찬혁(19)은 15, 16일 이틀 간 치른 잠실 두산전에서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했다. 15일 잠실 두산전에 9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 극과극을 경험했다. 첫 두 타석 연속 삼진을 당한 그는 2-1로 앞선 7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좌월 솔로홈런을 날렸다. 최승용의 4구째 143㎞ 빠른 공을 당겨 왼쪽 폴대 상단을 맞히는 큼직한 아치를 그렸다. 4대2 승리를 이끄는 중요한 데뷔 두번째 홈런. 박찬혁의 힘과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인상적인 장면이 두차례 있었다.
3회 두산 선발 이영하와의 11구 승부였다.
11구 만에 몸쪽 슬라이더로 신인을 가까스로 삼진으로 돌려세운 이영하는 진 빠진 표정으로 가벼운 한숨을 지으며 힘들었던 감정을 표했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결정구를 계속 커트를 하다 보니 막히는 기분이었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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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진만 세차례 당하고 들어선 9회 마지막 타석. 박찬혁은 끝까지 주눅들지 않았다.
두산 마무리 김강률을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다. 7구째 146㎞ 빠른 공을 시원하게 풀스윙하고 돌아섰다. 4타석 연속 삼진. 덕아웃으로 들어서는 루키에게 이정후가 가장 먼저 다가서 등을 두들겨 주며 격려했다.
이정후는 후배 박찬혁의 무한 지지자다. 믿고 따르던 선배 박병호가 떠난 상실감 속에 '제2의 박병호'가 될 후배의 특급재능을 한눈에 알아봤다. 15일 2호 홈런을 날렸을 때도 가장 기뻐하고 진심어린 축하를 해줬던 선배가 이정후였다. 돈 주고 바꿀 수 없는 경험치. 이런 시간들이 쌓여 '제2의 박병호'가 탄생하게 됨을 잘 알고있다.
타이트 한 점수 차 숭부였지만 끝까지 바꾸지 않고 타석 기회를 준 키움 홍원기 감독의 뚝심도 대단했다.
홍 감독은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9번을 유지할 생각"이라고 "'제2의 박병호'의 재림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며 부담 없는 자리에서 꾸준한 기회 속에 슈퍼루키를 만들어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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