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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3주는 헤맸다"는 서튼 감독, 롯데 피터스는 언제까지 헤맬까[광주 초점]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2-04-14 21:15 | 최종수정 2022-04-15 06:51


14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 경기. 5회말 1사 2루 나성범의 플라이를 전준우와 피터스가 서로 양보하다 놓치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2.4.14/

[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나도 첫 3주간은 고생했다."

14일 광주 챔피언스필드. 롯데 자이언츠 래리 서튼 감독은 자신의 KBO리그 데뷔 시즌을 이렇게 돌아봤다.

'외국인 타자' 서튼은 2005년 현대 유니콘스와 계약하며 한국땅을 처음 밟았다. 현대는 앞선 시즌 33홈런을 쏘아 올린 거포 클리프 브룸바와 재계약을 포기하고 서튼을 데려왔다. 그러나 서튼은 시즌 초반 극도의 부진 속에 '조기 퇴출 1순위'라는 불명예를 떠안았다. 하지만 개막 첫 달을 보낸 뒤부터 반등했고, 그해 124안타 35홈런을 기록하면서 홈런왕과 골든글러브를 손에 쥐었다.

이런 서튼 감독에게 롯데의 새 외국인 타자 D.J.피터스의 모습은 눈에 밟힐 수밖에 없다. 롯데는 구단 역대 최고 유격수로 꼽혔던 딕슨 마차도와 재계약을 포기하고 외야수 피터스를 영입했다. 넓어진 사직구장 외야에 맞춘 고심 끝에 내린 결단. 중견수 자리를 맡은 피터스는 5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마수걸이포를 쏘아 올리며 본격적인 활약을 펼치는 듯 했다. 그러나 이후 6경기 동안 무안타에 그치는 극도의 부진에 빠졌다. 최근엔 볼넷을 골라내지 못한 채 삼진으로 물러나는 경우도 잦다.

서튼 감독은 피터스를 두고 "KBO리그에 대해 많이 이야기 하고 있다. 피터스는 매일 다른 투수를 만나고, 이 리그를 배우고 있다"며 "(안타는 없지만) 투구 타이밍을 맞추면서 파울이나 좋은 타구도 나오고 있다. 많은 타석을 소화할수록 많은 투수들을 만나고, 타격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도 첫 3주 동안 고전했다"고 현역생활을 돌아본 뒤 "피터스에겐 처음 온 리그이니 심플한 계획과 어프로치를 고수하고, 자신의 계획에 충실하라 이야기하고 있다. 자세하게 밝힌다면 상대 투수의 투구, 어떤 관점에서 타석에 서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터스가 타석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큰 걱정은 없다"고 말했다.

피터스는 이날 타석에서 자신 있게 배트를 휘둘렀다. 그러나 배트에 맞은 타구는 내야를 벗어나지 못했다. 2회초 1사 1, 2루에서 만난 양현종에 3루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고, 3회초 2사, 1, 2루에선 헛스윙 삼진에 그쳤다. 5회초 1사 1, 3루에선 1루수 뜬공에 그치며 고개를 숙였다.

결과가 따라주지 않는 타석에서의 부담 탓이었을까. 피터스는 5회말 1사 2루에서 나성범이 친 좌중간 타구를 잡기 위해 글러브를 내밀며 오른팔을 휘저었다. 좌익수 전준우에게 '내가 잡겠다'는 수신호를 보낸 것. 그러나 전준우가 고개를 숙인 사이 피터스가 내민 글러브 옆으로 타구가 떨어졌다. 아웃을 예감했던 2루 주자 김선빈은 여유롭게 홈을 밟았다. 피터스는 한동안 고개를 숙인 채 분을 삭이지 못했다.


피터스는 팀이 3-2로 앞선 8회초 무사 2루에서 KIA 유승철을 상대로 볼넷을 골라 17타석 만에 출루에 성공했다. 롯데 더그아웃을 향해 힘차게 방망이를 던지며 걸어나간 피터스는 이날 출루를 계기로 반등에 성공할까.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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