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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키움 히어로즈를 상대하는 투수들의 한숨 소리가 들려오는듯 하다. 23세 괴물, 이정후와 반드시 승부해야하기 때문이다.
키움은 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시즌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2차전에서 혼자 3안타 3타점을 올린 이정후의 맹활약을 앞세워 4대3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를 끝낸 선수는 전병우였고, 푸이그의 행운의 2루타도 있었지만, 거기까지 승부를 끌고간 선수는 이정후였다.
전날 5타수 1안타 부진에 비장한 눈빛이 돋보였다. 1회말 첫 타석부터 2루타를 날렸다. 좌우 99m, 높이 4m에 달하는 고척돔 펜스 상단을 때리는 큼지막한 2루타였다. 푸이그도 볼넷을 얻어내며 기회를 이어갔지만, 전병우가 범타로 물러났다. 이정후는 3회에도 안타를 쳤지만 점수와 연결되진 않았다. 오히려 롯데에 5회초 선취점을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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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사 후 이용규가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어 김혜성이 안타를 치고, 이용규가 3루까지 내달렸다. 이어 김혜성이 2루까지 훔치며 1사 2,3루의 찬스.
어지간하면 이정후를 거르고 1사 만루를 노려볼만도 했다. 하지만 롯데 벤치의 선택은 에이스 박세웅에게 맡기는 것. 박세웅은 이정후를 2루 땅볼로 유도해냈고, 1실점으로 잘 막아냈다.
7회에 또한번 이정후에게 결정적인 찬스가 걸렸다. 1사 후 신인 박찬혁이 볼넷으로 나갔다. 이용규의 안타, 그리고 김혜성의 내야 땅볼이 이어지며 2사 2,3루였다.
선발 박세웅은 이미 물러났고, 롯데는 강윤구와 구승민을 거쳐 네 번째 투수 김유영을 올린 상황. 김유영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최고 148~149㎞의 직구를 과시하며 필승조급 존재감을 뽐냈다.
제아무리 이정후라지만 왼손대 왼손, 그리고 1-1로 맞선 상황에서 푸이그 앞에 만루를 만들어주긴 부담스러웠을까. 이날따라 눈에 불이 나는 이정후였지만, 롯데 벤치는 또한번 정면 승부를 선택했다.
옳지 않은 선택이었다. 이정후는 1,2루간을 총알처럼 꿰뚫는 적시타를 때려냈다. 키움의 3대1 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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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는 타격왕을 거머쥐며 시즌 MVP 투표 2위에 오를 만큼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123경기에 출전, 타율 3할6푼에 7홈런 8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60의 눈부신 성적이 돋보였다.
개막전 5타수 1안타의 아쉬움을 3안타 3타점으로 날려보낸 이정후. 비록 박병호가 떠났지만, 저력의 키움을 상대하기가 더 힘들어졌다. 이정후는 올해도 타격왕, 그리고 리그 MVP에 도전한다. 든든한 동료가 그의 발걸음을 더욱 가볍게 한다.
고척=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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