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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지기' 커쇼-잰슨의 이별, 둘은 투-포수로 처음 만났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2-03-20 16:52 | 최종수정 2022-03-21 04:20


클레이튼 커쇼와 켄리 잰슨은 LA 다저스에서 마이너리그를 포함해 16년간 함께 했다. USATODAY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는 락아웃 해제 직후 굿뉴스와 배드뉴스 하나씩을 전했다.

프랜차이즈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34)를 1년 1700만달러에 붙잡았지만, 10년 마무리 켄리 잰슨(35)을 떠나 보내야 했다. 잰슨은 지난 19일(한국시각)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1년 1600만달러에 계약했다. 다저스는 잰슨과 재계약할 마음이 있었지만, 조건이 맞지 않았다.

현재 다저스에 몸담고 있는 대부분의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잰슨과의 이별을 슬퍼하고 있다.

그 가운데 섭섭한 마음이 가장 큰 선수는 아무래도 커쇼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잰슨과는 16년 동안 마이너리그 시절부터 함께 한 인연 때문이다.

다저스와 재계약 직후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캠프에 합류한 커쇼는 MLB.com 인터뷰에서 "잰슨은 오랫동안 압도적이었다. 매년 그곳(9회 마운드)에는 그가 있었다. 마운드에 올라가면 늘 원하던 걸 해줬다"면서 "우리는 그가 무척 그리울 것이다. 나 역시 그가 보고 싶을 것"이라고 밝혔다.

네덜란드령 큐라소 출신인 잰슨이 2004년 아마추어 FA 신분으로 다저스에 입단할 때 그의 포지션은 포수였다. 그러나 공격에서 이렇다 할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자 2009년 후반기 싱글A에서 투수로 전향했다.

커쇼는 2006년 드래프트 1라운드서 다저스의 지명을 받고 입단해 200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커쇼가 2006년 루키리그에서 처음 공을 던질 때 받아준 포수가 잰슨이었다. 그러니까 둘은 배터리로 인연을 맺고 우정을 쌓아나간 것이다. 몇 년 뒤 커쇼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에이스가 됐고, 잰슨은 최고의 클로저로 떠올랐다.

잰슨은 2010년 7월 메이저리그에 올라 구원투수로 본격적인 성장세를 밟아갔다. 2012년부터 붙박이 마무리로 나서며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한 번도 보직을 내려놓은 적이 없다. 2016년과 2017년에는 메이저리그 최초로 2년 연속 '트레버 호프먼 구원투수상'을 수상했다.


MLB.com에 따르면 잰슨은 빌리 와그너, 마리아노 리베라, 트레버 호프먼에 이어 한 리그에서 통산 1000탈삼진 이상을 올린 역대 4번째 구원투수다. 통산 350세이브는 다저스 구단 역대 최다 기록이다. 커쇼는 2011년, 2013년, 2014년 세 차례 사이영상을 차지하는 등 통산 185승을 따내며 다저스 에이스로 군림했고, 그의 승리를 잰슨이 숱하게 지켜줬다.

다저스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것은 커쇼-잰슨, 쌍두마차 덕분이다. 두 선수 모두 올시즌이 끝나면 다시 FA 자격을 획득한다. 잰슨이 다저스로 복귀하는 걸 커쇼는 내심 바랄 지도 모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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