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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사랑'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체육정책 어떻게 바뀔까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22-03-10 17:20 | 최종수정 2022-03-11 06:00


발언 뒤 주먹 쥐어 보이는 윤석열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선대본부 해단식에서 발언한 뒤 주먹을 쥐어 들고 있다. 2022.3.10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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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62)은 공개적으로 '야구 사랑'을 강조한 바 있다. 축구와 야구를 다 좋아한다는 윤석열 당선인은 스스로를 '굉장한' 야구팬'이라고 했다. 지난해 9월 한 유튜브 방송에서 "어릴때부터 캐치볼을 즐겨했고, 축구와 야구를 다 좋아했는데, 그중에서도 고르라고 하면 야구를 훨씬 좋아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모교인 야구명문 충암고가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자 직접 학교를 방문해 후배들을 격려했다. 야구부 유니폼을 입고 야구부 후배들과 같이 달리며 환하게 웃었다. 대통령이 되면 후배들을 청와대로 초청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지난해 11월 한국시리즈에서는 고척 스카이돔을 찾아 야구팬들에게 사인해주고, 기념촬영도 했다.

윤 당선인은 당시 야구장에서 취재진에게 "초등학교 시절부터 학교에 가면 엉덩이 밑에 야구 글러브를 깔고 앉아 수업을 들을 정도로 야구광이었다"며 특별한 애정을 이야기했다. 윤 당선인은 비단 야구 뿐만 아니라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당선인은 향후 5년 동안 어떤 체육정책을 펼칠까. 과연 문재인 정부와는 어느 정도 다른 결로 한국 스포츠를 이끌어 갈 지에 체육계가 주목하고 있다.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 밝힌 스포츠 공약 중 체육계 특히 체육단체와 선수들이 주목하는 공약은 재정과 관련된 것이다. 윤 후보는 지난 1월 대한체육회 행사에 참석해 "국민체육진흥기금의 체육계 사용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체육진흥기금에 들어오는 전입액이 제한돼 있으므로, 국민체육진흥기금에서 타기금으로 나가는 전출액을 조정해 체육 사업 예산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2021년 국민체육진흥기금 2조6000억원 중 타기금 전출 총액이 1417억원이고, 여유자금 운용금액이 4000억원으로, 체육계 예산 확대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이 이 공약을 지킨다면 스포츠쪽으로 흘러올 기금은 늘어날 것이다. 재정 여력이 약한 체육단체들은 정부 기금에 기대는 수준이 높다. 따라서 정부에서 내려주는 예산이 늘어나는 걸 절대적으로 반긴다. 문체부로부터 받은 예산 비율이 매우 높은 대한체육회의 이기흥 회장도 줄곧 체육 재정 확대를 정부에 요구해왔다. 스포츠전문가들은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을 지키려는 의지만 있다면 기금 비율 조정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국내 스포츠 현장이 바뀌려면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문재인 정부를 향해서도 이 부분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국내 스포츠가 나아가야할 방향에는 대부분 정책을 뒷받침할 예산이 필요하다. 잊을만하면 터져나오는 학교체육의 해묵은 여러 병폐도 결국은 돈이 문제가 될 경우가 다반사다. 스포츠를 좀더 과학적으로 접근하기 위해서도 더 많은 예산이 뒤따라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윤 당선인의 기금 조정 공약은 핵심 포인트다.

윤 당선인은 생활체육 강화를 위한 공약도 밝혔다. '실내체육시설 이용료 소득공제'를 약속했다. 그는 "이를 통해 국민 건강을 증진하고, 관련 스포츠 산업(체육시설, 스포츠 용품 산업 등) 발전을 도모하며, 코로나19로 극심한 위기에 처한 업계를 활성화하고자 한다"고 했다. 또 비슷한 맥락으로 "운동하는 국민들에게 국민건강보험료를 환급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국민운동 앱 시스템을 구축해 정기적으로 운동하는 국민들에게 연간 의료비 절감액을 국민건강보험료에서 환급해, 의료비 등 사회적 비용 절감을 유도하겠다"는 정책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다수가 나이가 들어 몸에 이상이 찾아올 때쯤 뒤늦게 생활 체육을 시작한다. 대한체육회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젊을 때 '1인1스포츠'를 실천하자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잘 실천되지 않고 있다. '입시지옥'이 돼버린 우리나라의 초중고 시스템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우리 학생들은 어릴적에 스포츠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학교 체육 시간은 잘 지켜지지 않는다. 비만 학생은 늘어나고, 스포츠를 통한 배움은 사라지고 있다. 뒤늦게 중년이 돼 운동을 시작하지만 그로인한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윤 당선인이 진정으로 국민들의 스포츠에 관심을 보인다면 그 시작은 학교체육의 개혁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은 "체육을 사랑하는 학생들이 학기 중 각종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길을 다시 열어주기를 바란다. 엘리트 체육인 지망생과 일반 학생으로 나눠서 생각할 일이 아니다. 공식 대회에 나가서 경쟁을 경험하는 것 자체가 배움의 과정인 만큼 어떤 학생이든 보다 자유롭게 대회에 출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면서 "국어, 영어, 수학 등 교과목만을 교육이라고 제약하고, 신체 활동을 통한 교육은 교육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비현실적인 교육방침"이라고 주장했다.

또 윤 당선인은 스포츠인들의 복지에 대한 공약도 밝혔다. 그는 "체육인공제회를 통해 은퇴 체육인의 기본생활 보장을 지원할 것이다. 체육인공제회를 통해 은퇴체육인, 선수, 동호인 등을 포함 100만 체육인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평균 23세)에 은퇴하는 선수들의 사회 진출을 돕기 위해 은퇴 전부터 맞춤형 경력 개발 교육과 취업 지원 서비스 제공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 공약은 다른 분야와의 형평성 및 예산 확보를 두고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해보인다. 또 그는 '사회적 약자와 취약계층에 대한 체육활동 지원'도 약속했다.

박재호 노주환 기자 jhpark@,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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