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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로 155㎞→100%면 160㎞? 건강한 파이어볼러 드디어 탄생하나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2-03-03 12:44 | 최종수정 2022-03-03 12:44


한화 이글스 고졸 신인 문동주가 지난 1일 대전구장에서 류현진 등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불펜피칭을 하고 있다. 대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강속구는 투수들의 로망이다. 160㎞ 강속구를 맘껏 뿌려대는 정통 파이어볼러를 우리는 언제쯤 볼 수 있을까.

한화 이글스 고졸 신인 문동주(19)가 불펜서 시속 155㎞의 강속구를 뿌려 화제가 되고 있다. 문동주는 지난 1일 대전구장에서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보는 가운데 61개의 불펜피칭을 실시하며 최고 155㎞, 평균 151㎞ 직구를 뿌렸다. 한화 출신 선배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도 문동주의 투구를 지켜본 뒤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90%의 힘드로 던진 것이라고 하니 앞으로 구속은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캠프를 착실히 소화하고 시범경기를 무난하게 마치면 날씨가 따?飴蠻測 4~5월 160㎞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를 목격할 수도 있는 일이다.

KBO 역사에 강속구 유망주들은 많았다. 시즌 전 캠프에서 150㎞대 중반, 160㎞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뿌리며 기대감을 잔뜩 불어넣고 정작 1군 데뷔 후에는 이렇다 할 모습을 펼치지 못하고 사라진 투수들이다. 혹시 문동주도 그런 길을 걷지나 않을까 벌써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역사를 들여다 보면 문동주가 참고할 만한 사례는 수두룩하다.

KBO리그에서 대표적인 강속구 유망주는 '와일드싱' 엄정욱이었다. 2000년 신인 드래프트 2차 2순위서 쌍방울 레이더스의 지명을 받아 SK 와이번스에서 1군에 데뷔한 그는 1m90의 큰 키를 앞세워 150㎞를 웃도는 직구로 주목받았다.

엄정욱의 직구 구속은 1군서 최고 158㎞로 알려져 있다. 전훈캠프에서 161㎞, 2군서는 163㎞를 찍었다는 얘기도 있었다. 2004년 7월 25일 KIA 타이거즈전서는 154㎞를 앞세워 14탈삼진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2005년부터 잦은 부상과 수술이 이어지면서 2군, 재활군을 오르내렸다. 통산 171경기에서 20승18패, 11세이브, 14홀드, 평균자책점 4.11을 올렸다. 341⅓이닝 동안 183개의 볼넷을 허용, 9이닝 평균 4.83개로 제구가 썩 좋지는 않았다.

이정호도 강속구 유망주였지만 끝내 꽃은 피우지 못했다. 2001년 당시 역대 2위인 계약금 5억3000만원을 받고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이정호는 하와이 전지훈련서 157㎞를 찍어 김응용 감독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1군 데뷔 직후 어깨 부상에 시달리며 성장세를 맞지 못했다.

2004년 현대 유니콘스로 이적한 뒤로는 공익근무를 마치고 팔꿈치 수술도 받았다. 투구폼이 다듬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투구와 휴식의 반복으로 결국 2010년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었다. 1군 통산 35경기에서 1승,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6.07의 기록을 남겼다.


엄정욱과 이정호는 부상과 불안한 제구, 구단의 육성 체계 미숙 등이 걸림돌이었던 셈이다. 이들 뿐만은 아니다.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 치고 몸이 온전하고 제구력을 갖춘 사례는 KBO 역사에서 매우 드물다. 그나마 현역 가운데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 LG 트윈스 고우석, KIA 타이거즈 한승혁 등 150㎞대 초중반의 직구를 갖고 강속구 투수 명맥을 잇고 있다.

키 1m88, 몸무게 98㎏. 하드웨어는 갖췄다. 역사가 증명하 듯 문동주는 부상을 가장 조심해야 한다. 자기관리는 기본이다. 그를 어떤 투수로 만드냐는 한화 구단의 몫이기도 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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