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내가 생각했던 간결함과 달랐다" '리드오프→3안타' KIA 박찬호가 밝힌 비결은[광주 인터뷰]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2-02-26 16:12


26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연습경기가 열렸다. 1회 2루 도루를 시도한 KIA 박찬호가 태그아웃을 당하고 있다. 광주=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02.26/

[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주전 자리를 내줄 수 없다는 의지의 표현일까.

KIA 타이거즈 유격수 박찬호가 외부 연습 경기 첫날 3안타 신바람을 냈다. 박찬호는 26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 한화 이글스와의 연습 경기에 1번 타자-유격수로 출전해 3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1회말 첫 타석에서 3루수 강습 안타로 출루에 성공한 박찬호는 3회말에도 선두 타자로 나서 중전 안타를 때려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에 성공했다. 4-4 동점이던 6회말 2사 1, 3루에서도 우중간 적시타를 치면서 쾌조의 타격감을 뽐냈다.

박찬호는 지난 시즌 131경기 타율 2할4푼6리(418타수 103안타), 1홈런 59타점, 출루율 0.331, 장타율 0.313을 기록했다. 수비에선 제 몫을 했으나 방망이가 아쉽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올 시즌을 앞두고 고교 시절 '제2의 이종범'이란 별명을 얻었던 신인 김도영이 입단하면서 박찬호가 주전 경쟁을 피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뒤따랐다.

박찬호는 비시즌 기간 타격 보완을 위한 몸 만들기에 집중했다. 함평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박찬호는 김도영이 퓨처스(2군) 캠프에서 올 시즌을 출발하는 가운데 꾸준히 컨디션을 끌어 올렸고, 외부 연습경기 첫날 3안타 경기를 펼치면서 KIA 김종국 감독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했다.

박찬호는 경기 후 "타구 방향이 다양하게 간 게 긍정적이었다. 캠프 때 준비했던 것들이 오늘 한 경기에서 너무 잘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스윙 궤도에 신경을 썼다. 그동안 간결하게 치고자 했는데, 이범호 코치님이 말씀하시는 간결함과는 차이가 있더라. 나는 스윙 궤도가 크다고 생각했는데 분석 결과 전혀 크지 않았다"며 "신경을 쓰고자 했는데, 오늘 경기에서는 정말 잘 이뤄진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 "하체 리듬을 많이 주지 않는 편이었는데, 캠프부터 왼쪽 다리로 리듬을 타는 연습을 많이 했다. 결과적으로 지금까지는 내 몸을 컨트롤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 같은 시기 71~72㎏이었던 체중을 77㎏까지 늘린 박찬호는 "체격적으로 많이 변했다. 근육량이 많이 늘었다. 이번 비시즌엔 그거 하나만 보고 준비를 했다. 훈련 효과는 확실히 있었던 것 같다. 원하는 만큼의 체중, 체지방, 근육량을 충분히 얻었다. 그걸 바탕으로 기술적으로 준비를 했다"며 "가장 중요한 건 타이밍인 것 같다. 이종범 선배님을 봐도 나보다 훨씬 마른 체구였다. 코치님들에게 듣기론 60㎏ 후반대 체구였는데 30개를 넘나드는 홈런을 치셨다. 타이밍이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몸만 좋아졌다고 해서 잘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 쓸 수 있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그동안 여러 코치님들이 잘 가르쳐주셨는데 내가 잘 습득하질 못한 것 같다. 습득할 수 있는 준비가 잘 안된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이제 경험도 많이 쌓였다고 생각한다. 결과에 관계 없이 '어떻게 싸워야겠다'는 것은 머릿 속에 있다. 신체적으로도 많이 성장을 했다"며 "이젠 여러모로 잘해야 하는 것 밖에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김 감독은 유격수 경쟁 체제를 강조해왔다. 이에 대해 박찬호는 "솔직히 말해 자극이 되진 않았다. 직업 특성상 비교당할 수밖에 없지만, 나 자신을 누군가와 비교하긴 싫었다. 내 성적을 스스로 자책할 순 있어도, 김도영이 왔다고 해서 '내가 이겨야 한다'는 생각에 집착하진 않는다. 나는 열심히 해야 하고, 그 친구(김도영)가 정말 잘 한다면 주전이 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이날 새로운 스트라이크존을 경험한 박찬호는 "생갭다 더 넓었다. 높은 코스의 스트라이크 콜은 '많이 높다'는 생각이 들더라. 쳐도 좋은 타구가 나올 수 없는 공이었다. 올 시즌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밝혔다. 그는 "투수는 언젠가 실투를 한다. 항상 그 코스에 던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좋은 공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주루 면에선 "적극적으로 뛰려 한다. 감독님은 신인 시절부터 주루 코치로 함께 한 바 있다. 원하시는 부분을 잘 안다. 오늘 무리한 플레이를 하기도 했지만, 지금 이 시기엔 감독님이 박수 쳐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2022 임인년 신년운세 보러가기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