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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주전 자리를 내줄 수 없다는 의지의 표현일까.
박찬호는 지난 시즌 131경기 타율 2할4푼6리(418타수 103안타), 1홈런 59타점, 출루율 0.331, 장타율 0.313을 기록했다. 수비에선 제 몫을 했으나 방망이가 아쉽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올 시즌을 앞두고 고교 시절 '제2의 이종범'이란 별명을 얻었던 신인 김도영이 입단하면서 박찬호가 주전 경쟁을 피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뒤따랐다.
박찬호는 비시즌 기간 타격 보완을 위한 몸 만들기에 집중했다. 함평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박찬호는 김도영이 퓨처스(2군) 캠프에서 올 시즌을 출발하는 가운데 꾸준히 컨디션을 끌어 올렸고, 외부 연습경기 첫날 3안타 경기를 펼치면서 KIA 김종국 감독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같은 시기 71~72㎏이었던 체중을 77㎏까지 늘린 박찬호는 "체격적으로 많이 변했다. 근육량이 많이 늘었다. 이번 비시즌엔 그거 하나만 보고 준비를 했다. 훈련 효과는 확실히 있었던 것 같다. 원하는 만큼의 체중, 체지방, 근육량을 충분히 얻었다. 그걸 바탕으로 기술적으로 준비를 했다"며 "가장 중요한 건 타이밍인 것 같다. 이종범 선배님을 봐도 나보다 훨씬 마른 체구였다. 코치님들에게 듣기론 60㎏ 후반대 체구였는데 30개를 넘나드는 홈런을 치셨다. 타이밍이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몸만 좋아졌다고 해서 잘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 쓸 수 있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그동안 여러 코치님들이 잘 가르쳐주셨는데 내가 잘 습득하질 못한 것 같다. 습득할 수 있는 준비가 잘 안된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이제 경험도 많이 쌓였다고 생각한다. 결과에 관계 없이 '어떻게 싸워야겠다'는 것은 머릿 속에 있다. 신체적으로도 많이 성장을 했다"며 "이젠 여러모로 잘해야 하는 것 밖에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김 감독은 유격수 경쟁 체제를 강조해왔다. 이에 대해 박찬호는 "솔직히 말해 자극이 되진 않았다. 직업 특성상 비교당할 수밖에 없지만, 나 자신을 누군가와 비교하긴 싫었다. 내 성적을 스스로 자책할 순 있어도, 김도영이 왔다고 해서 '내가 이겨야 한다'는 생각에 집착하진 않는다. 나는 열심히 해야 하고, 그 친구(김도영)가 정말 잘 한다면 주전이 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이날 새로운 스트라이크존을 경험한 박찬호는 "생갭다 더 넓었다. 높은 코스의 스트라이크 콜은 '많이 높다'는 생각이 들더라. 쳐도 좋은 타구가 나올 수 없는 공이었다. 올 시즌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밝혔다. 그는 "투수는 언젠가 실투를 한다. 항상 그 코스에 던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좋은 공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주루 면에선 "적극적으로 뛰려 한다. 감독님은 신인 시절부터 주루 코치로 함께 한 바 있다. 원하시는 부분을 잘 안다. 오늘 무리한 플레이를 하기도 했지만, 지금 이 시기엔 감독님이 박수 쳐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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