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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아이러니다. 최악의 영업적자 속에 최다 지출이 이뤄졌다.
고개가 갸웃해 지는 일이다.
KBO리그는 지난 2년간 지속된 코로나19 여파로 직격탄을 맞았다. 덧붙여 야구인기 하락에 대한 지적, 경기력 저하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높은 연봉에는 그만큼의 의무와 책임이 뒤따른다. 선수들의 개선 의지와 노력에 대한 질타와 주문 요구는 더 뜨거워지고 있다.
문제는 가시적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코로나19 확산은 절정을 향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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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일부선수들의 방역수칙 위반 이탈 속 사상 초유의 리그중단 사태가 벌어졌다. 설상가상으로 도쿄올림픽에서 노메달에 그치며 위기가 가중됐다. 구단들의 지갑은 쪼그라들고, 실력은 예전만 못하다는 비난을 뒤로하고 선수들의 주머니는 두둑해졌다.
시장축소 우려에도 불구, 타자 중심의 FA 시장은 역대급 불장이었다. 총액 989억원이란 역대 최다 금액이 시장에 풀렸다. 역대급 대이동이 이뤄졌다. 나성범 손아섭 박병호 박해민 박건우 등 프랜차이즈 스타가 줄줄이 팀을 옮겼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유권해석을 통해 허용된 비 FA 다년계약도 속속 이뤄졌다. SSG 박종훈 문승원을 필두로 같은 팀 한유섬, 삼성 구자욱이 거액의 몸값에 소속팀과 다년계약을 맺었다. 이래저래 큰 돈이 풀린 겨울. KBO리그 역대 최고 연봉 신기록은 당연한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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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설된 퓨처스리그 FA 제도 하에서는 '퓨처스리그 선수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가 무색하게 단 한명의 이적생도 나오지 않았다. 재난 쓰나미는 약자에게 전가되면서 '부익부 빈익빈'이 가중된 셈이다.
각 구단이 무리해 가면서 돈쓰기 출혈 경쟁에 나선 배경에는 내년부터 시행될 샐러리 캡의 여파도 있다. 상한액은 '2021년, 2022년 각 구단 별 상위 40인 연봉을 합산한 연 평균 금액의 120%'다. 제도 시행을 앞두고 올해 필요 지출을 최대한 늘려놓을 필요가 있었다.
신설 제도가 만든 아이러니한 풍경. 예상보다 더 큰 돈을 확보한 2022년 FA들은 역대 최대 수혜자로 남을 공산이 커졌다. 올라간 연봉만큼 발전된 퍼포먼스를 요구하는 팬들의 목소리는 지극히 당연하다. 돈 값을 해야할 때가 왔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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