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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오승환 건재한데…" 이대호가 돌아본 '82년생 친구들' [김해현장]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02-12 18:45 | 최종수정 2022-02-12 20:00


수비 연습에 임한 이대호.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김해=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김)태균이 요즘 방송 나오는거 보면 마음이 편해보이더라."

올시즌 후 은퇴를 예고한 상황. 프로야구 흥망성쇠를 함께 했던 친구들을 돌아보는 이대호(40·롯데 자이언츠)의 심정은 어떨까.

1982년생은 KBO리그 최고의 황금세대로 꼽힌다. 한국을 넘어 미국과 일본에서도 뜨겁게 타올랐다. 국제대회에서도 2008 베이징올림픽,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을 비롯해 3번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2015 프리미어12까지, 태극마크의 영광을 함께 누린 선수들이다.

하지만 이젠 대다수가 선수생활의 황혼기를 맞이한 상황. 리그에 남은 선수는 이대호와 추신수, 김강민(이상 SSG 랜더스) 오승환 정도다. 김태균과 정근우는 방송인으로 활동 중이다.

2022시즌은 이대호가 일찌감치 은퇴를 예고한 시즌이다. 12일 롯데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이대호는 "남자가 뱉은 말인데 지킨다"며 혹시나 모를 번복의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은퇴를 앞둔 심경에 대해 "사실 감성이 풍부해서 잘 운다"며 복잡한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한 3년전부터 은퇴하는 선배들 보면서 울었다. (이)범호 형 편지 읽는 거 보면서 와 나라면 저럴 수 있을까 싶더라. 태균이나 (정)근우 은퇴도 찡했다. 나 같으면 눈물이 계속 날 거 같은데."

이대호는 "오랫동안 함께 야구했고, 대표팀에서도 같이 뛴 사람들이다. 내 입장에선 그저 아쉽기만 했다. 더 뛰었으면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은퇴는 마음의 짐을 내려놓는 거라고 생각한다. 태균이 야구 그만두고 방송 나오는 거 보면 마음 편해보이고 좋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같은날 인천에서 인터뷰에 임한 추신수는 이대호의 은퇴 투어 여부에 대해 "이대호가 안하면 누가 한단 말인가"라며 야구계 일각에서 제기된 은퇴투어 불가론에 대해 당혹스런 속내를 표했다.

하지만 이대호는 "은퇴식도 하고 싶지 않다. 계속 울 것 같다"고 답하는 한편, "꽃다발 증정 정도는 괜찮은 거 같다. 한 팀에 15년, 20년씩 있었다는 자체가 팀이 그 선수를 필요로 한 것 아닌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원정경기 때 사인회를 하면 어떨까 싶다. 홈구장에선 이벤트 많이 하지만, 타 지역에 사는 롯데 팬들도 있고, 타팀 팬들도 이대호 사인 받길 원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 않나"라며 나름대로의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올겨울 마지막을 준비한다 생각하니 울컥하더라'는 이대호. 그는 동갑내기 친구들을 향해 "나보다 더 오래, 잘하길 바란다"는 덕담도 남겼다.

"추신수나 김강민은 후배들보다 몸이 더 좋다. 오승환도 여전하다. 몇년 더 해도 된다. 나이 들어 실력 떨어졌다 말 듣지 않고, 오랫동안 잘 뛰었으면 좋겠다."

이제 이대호가 롯데 선수단과 함께할 시간은 6개월 뿐이다. 이대호는 "괜히 근처에서 묻지도 못하고 돌아다니는 후배들도 있다. 무서워하지 말고 언제든지 와서 (노하우를)뽑아가라. 나도 선배들한테 그러면서 배웠다. 성심성의껏 답해주겠다"며 내리물린 후배 사랑도 과시했다.


김해=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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